6.3지방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선에 출마한 예비 후보자중 36%가 전과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자칫 범죄를 밥 먹듯 저지른 인물을 지역을 대표할 일꾼으로 뽑을 수도 있어 유권자의 분별력과 신중한 선택이 중요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통계시스템에 등록된 지방의원 예비후보 6,867명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전체의 36.1%에 해당하는 2,477명이 전과 기록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학계에서 추정하는 전 국민 전과자 비율인 약 29%보다 6%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들이 최종 관문을 통과해 후보로 확정되면 일반 국민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도덕성을 가진 이들에게 지역의 정책과 현안, 살림을 떠맡겨야 하는 불행한 결과를 피할 수 없다.
이들 중엔 심지어 전과 15범도 있다. 인천에서 기초 의원에 출마를 신청한 이 사람은 사기, 상해, 폭행, 음주운전, 공무집행 방해까지 온갖 범죄를 다 저질렀다. 전과 9범일 때 전과를 숨기고 기초의원에 당선됐다가 6개월 만에 의원직을 잃고 나서 6건의 범죄 전과기록을 더 쌓아 전과 15범을 기록하고도 다시 출마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어처구니가 없다.
이들의 전과 내용을 들여다보면 음주운전이 가장 많고 폭행, 사기, 성범죄 등 도덕적으로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성추행 전력을 가진 현직 광역의원이 재선에 나서는가 하면, 업무상 횡령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시당 부위원장도 광역의원에 도전장을 냈다.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은 3선의 광역의원 출신도 다시 4선에 도전한다.
물론 이런 전과기록을 가진 자들 모두가 이번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얻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각 정당이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난 범죄 기록을 엄격한 잣대로 걸러내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성범죄, 병역기피, 음주운전,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등을 공천 배제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국민의힘도 강력범죄와 재산범죄, 선거법 위반, 성범죄 등에 대해 공천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문제는 각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런 규정을 가지고 심사 과정에서 걸러낸다고 하지만 회의록과 심사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실질적 검증이 이뤄지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공정한 기준이 있어도 예외를 인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공천 심사 과정에서 투명성 논란이 제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3지방선거는 시·도지사와 시도의원, 구·시·군의회 의원, 교육감을 선출하고 일부 지역에선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치러진다. 그런 중요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면면이 이런 정도니 유권자들이 발길이 투표장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공직 후보자의 자격은 일반 시민보다 높은 도덕성과 책임성이 필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음주운전 전과 정도는 별거 아니라는 식의 관행이 정치권에서 통용되는 분위기다. 이런 부조리를 뜯어고치려면 투표 포기가 아니라 더 적극적인 투표로 옥석을 가려내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