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작권 전환 둘러싼 한미 간의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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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와 관련해 한미 간에 이견 노출이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미군 측이 전작권 전환 시기를 언급하자 국방부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부인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논란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그가 청문회에서 2029 회계연도 2분기까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획을 국방장관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9년 1월부터 3월 사이를 말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주한미군사의 의견을 설명한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시기는 한미 군사당국의 건의를 바탕으로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결정하고, 이후 양국 대통령에게 건의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라고 했다.

국방부의 설명은 주한미군사령관이 밝힌 로드맵이 한미 간 공식 합의된 일정은 아니라는 데 있다. 양국 장관의 협의와 건의 과정이 남아 있어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왜 주한미군 사령관이 양국 간에 합의되지 않은 전작권 전환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는가 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건 이재명 대통령이 조기 전작권 환수를 언급한 데다 국방부가 올해를 전작권 전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고, 조속한 시일 내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단계별 검증 절차를 합의했다.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세 단계 검증을 통과해야 전환이 가능하도록 한 건데 지금 두 번째 단계인 FOC 검증이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전쟁 억제력과 전시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첫 번째 전제 조건이다.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립과 국민 생명이 걸린 중대사란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