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소아·청소년(0~18세)의 손상 사망 원인 가운데 53.9%가 자해·자살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제15차 국가손상종합통계에 의하면 숨진 청소년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손상이란 질병이 아닌 사고, 재해, 중독 등 외부 위험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나 후유증을 뜻한다. 이중 자해와 자살로 사망한 청소년이 절반이 넘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청소년 자살 문제는 우리 사회 가장 심각한 위기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집계한 학교 내 학생 자살 시도 또는 자해 학생 수가 3만 1811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문제는 자살과 자해를 하는 청소년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아동·청소년 자살률이 인구 10만 명당 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이후 23년 만의 최고치로 특히 12~14세 자살률이 2000년 1.1명에서 2023년 5.0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그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것에 대해 학업 성취도와 경쟁구도, 미래에 대한 불안, 가족 친구간의 갈등에서 오는 우울과 불안장애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 청소년기에 정서적 기복이 크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도 성숙하지 않아 심적 위기에 직면할 경우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거다.
이런 현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교회의 역할일 것이다. 교회가 청소년의 정서적 안전을 제공하는 공간이 돼 줌으로써 이들을 불안 심리와 상처를 감싸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많은 청소년이 교회 밖에서 방황하고 있는 거다.
최근 한국교회는 인구절벽 등의 문제로 미래세대를 교육하고 양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소년이 얼마 없다고 예산과 상담 인력부터 줄이면 교회에 오려던 청소년마저 쫓아내는 거나 다름없다. 방황하는 청소년들에 안전한 쉼터가 돼주는 일에 한국교회가 더욱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