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 날, 정치 구호 아닌 삶의 문제 중심 돼야”

위민앤패밀리, 성평등가족부·일부 여성단체 행보 비판

지난해 (사)위민앤패밀리 정기총회 모습 ©기독일보 DB
사단법인 위민앤패밀리(상임대표 이봉화)가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일부 여성단체와 정부의 행사 참여 행보를 비판하며 여성정책의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위민앤패밀리는 10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여성의 인간적 존엄과 권익 향상을 위해 헌신해 온 노력은 존중한다”면서도 “오늘 한국 사회에서 세계 여성의 날이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단체는 세계 여성의 날의 역사적 기원에 대해 “이 날은 보편적 여성인권의 상징처럼 소비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20세기 초 노동·사회주의 운동의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며 “1910년 코펜하겐 사회주의 여성회의에서 클라라 제트킨 등이 국제적 여성의 날 제정을 제안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진보 여성단체들이 이러한 정치적 기원을 성찰하기보다 오히려 정치 동원과 진영 구호의 장으로 3·8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올해 개최한 제41회 한국여성대회의 표어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를 언급하며 “여성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보다 정치적 상징과 운동 프레임이 앞서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의 행사 참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해당 행사에 참석해 축사한 모습은 정부가 특정 운동 진영의 언어를 공인하거나 후원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정부는 여성정책의 조정자여야지 특정 정치색을 띤 운동의 동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의 사례도 언급했다. 위민앤패밀리는 “북한의 3.8 국제부녀절은 여성 개인의 자유와 권리 확장보다 국가 발전과 체제 충성의 언어로 조직되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 담론이 정치적 목적에 포획될 때 여성 역시 동원의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한민국의 시민단체 활동이 북한의 국가 선전과 동일시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현재 한국 사회가 저출생과 가족 해체, 돌봄 위기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성정책이 남녀 대립과 정치 구호 중심으로 흐르면 여성과 남성의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를 세우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여성의 지위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향상됐다”며 “앞으로의 여성정책은 적대적 동원보다 실질적 안전, 일·가정 양립, 돌봄 지원, 취약 여성 보호, 가족 안정 등 생활 문제 중심으로 재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민앤패밀리는 입장문 말미에서 △정부의 정치적 행사 동행 중단 △세계 여성의 날의 정치투쟁화 중단 △북한의 여성 동원 구조에 대한 분명한 비판 △여성정책의 중심을 생명 존중과 가족 안정, 출산·양육 친화 환경 조성으로 전환할 것 등을 제안했다.

단체는 “세계 여성의 날은 특정 이념의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여성의 존엄을 말하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살아갈 사회의 질서를 고민하는 날이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분열과 대립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가족의 회복, 공동체 재건 위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