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를 통한 웨슬리언의 신앙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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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속에서도 꽃을 피우시는 하나님의 은혜

양기성 박사
한국 기독교 문화 속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노래 가운데 하나가 있다. 바로 “가시나무”이다. 이 노래는 가수이자 목회자인 하덕규가 만든 작품으로, 단순한 대중가요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묵상하게 하는 신앙적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상처와 아픔, 그리고 죄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단순한 감성적인 노래가 아니라 신앙의 고백처럼 들린다. 특히 이 노래는 웨슬리언 신앙의 핵심 정신과 깊이 맞닿아 있다.

1. 인간 마음속의 가시나무

노래의 핵심 이미지는 바로 “가시나무”이다. 가시는 아름다운 꽃을 가리기도 하고 사람을 찌르기도 한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을 상징한다. 성경은 인간의 마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렘 17:9)

우리 마음에는 사랑도 있지만 동시에 미움도 있다. 선한 의지도 있지만 욕심과 교만도 함께 존재한다. 이것이 인간의 현실이다.

웨슬리 신학도 인간의 타락한 현실을 분명히 인정한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웨슬리 신앙은 인간의 죄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웨슬리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선한 생각과 선한 의지는 하나님의 은혜에서 시작된다.”

종교개혁의 완성자 18세기 영국의 존 웨슬리는 이것이 바로 웨슬리 신학의 중요한 개념인 선행은총(Prevenient Grace)이다. 인간이 하나님을 찾기 전에 이미 하나님이 우리를 찾고 계신다는 뜻이다. 우리 마음이 가시밭 같을지라도 하나님은 그 마음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2. 상처 속에서도 역사하는 하나님의 은혜

노래 「가시나무」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단순히 아픔을 노래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아픔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웨슬리는 인간의 구원을 은혜의 여정으로 설명했다. 그는 구원을 세 단계로 설명했다.

첫째 선행은총(Prevenient Grace)
둘째 칭의의 은혜(Justifying Grace)
셋째 성화의 은혜(Sanctifying Grace)

이 과정은 마치 가시나무가 꽃을 피우는 과정과 같다. 처음에는 가시만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가시 사이에서 꽃이 피어난다.

웨슬리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의 은혜는 죄인을 용서할 뿐 아니라 그를 변화시킨다.”

그래서 웨슬리언 신앙의 특징은 단순히 “죄 사함”의 신앙에 머무르지 않고 “거룩한 변화”의 신앙을 추구한다.

3. 가시는 십자가의 상징이다.

기독교 신앙에서 가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 병사들은 예수님의 머리에 가시 면류관을 씌웠다. 가시는 고통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그 고통은 인류의 구원을 이루는 도구가 되었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역설이다.

우리 인생에도 가시가 있다. 우리 몸에 질병이 있고, 우리 일에 실패가있고, 우리의 마음에 외로움이 있고, 인간관계의 상처가 있고, 내가 지은 죄의 기억이 남아있다. 그러기에 우리의 마음이 가시에 찔려 아프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가시를 통해 우리를 성숙하게 하신다. 웨슬리는 고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그의 자녀들을 거룩하게 하신다.” 따라서 가시는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성화의 도구가 된다.

4. 가시에서 꽃으로: 성화의 길

웨슬리 신학의 중심은 성화(Sanctification)이다. 구원은 단지 죄를 용서받는 사건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이 점점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과정이다. 이것을 웨슬리는 “그리스도인의 완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것은 인간이 실수하지 않는 완벽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삶의 중심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웨슬리는 이렇게 말했다. “기독교적 완전이란 하나님과 이웃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 마음속의 가시나무도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변화된다. 미움이 사랑으로 바뀌고, 절망이 소망으로 바뀌며, 상처가 치유로 바뀐다. 이것이 바로 성화의 길이다.

5. 오늘의 웨슬리언 신앙고백

오늘날 현대인들의 마음에도 많은 가시가 있다. 경쟁과 불안, 관계의 상처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지쳐가고 있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에게 희망을 말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의 가시밭 같은 마음에서도 꽃을 피우신다.

하덕규의 노래 「가시나무」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마음속 가시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웨슬리언 신앙은 이렇게 대답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그 가시를 꽃으로 바꾸신다.”

그래서 이 노래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신앙고백이 된다. 우리 마음속 가시나무를 하나님께 맡길 때 하나님은 그곳에 은혜의 꽃을 피우신다. 그리고 그 꽃은 결국 사랑의 열매가 된다. 이것이 바로 웨슬리언 신앙이 고백하는 복음의 능력이다.

하덕규의 가시나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고린도전서 13장 4절)

양기성 교수(Ph.D., Hon. Th.D.)
서울신학대학교 교회행정학 특임교수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양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