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한국교회가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에 올해 들어 처음 호남에서 대대적인 반대 집회가 열렸다. 지역 정서상 친여 색채가 짙은 지역에서 터져 나온 반대 목소리에 정치권의 반응이 주목된다.
지난 22일 주일 오후 광주광역시 금남로 일대에서는 열린 집회는 전남교회총연합회, 전북기독교총연합회, 전북·광주·전남성시화운동본부 등 170여 개 호남권 기독교 단체와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5.18 민주화 운동의 시발지인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대대적인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가 열렸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있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5·18 민주광장에서 있었던 퀴어축제 반대집회의 연장 성격이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전의 ‘차별금지법안’ 관련 집회는 ‘차금법’ 하나에 모든 게 집중됐다. 하지만 광주집회는 사정이 달랐다. ‘차금법안’ 반대와 함께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소위 ‘종교단체 해산법’으로 불리는 민법 개정안 반대 등 종교계를 겨냥한 각종 악법 발의에 시선이 확대된 점이다.
민법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통일교와 신천지 등 이단 집단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기독교가 가진 표현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를 속박한다는 점에서 묵과할 수 없다는 게 교계의 일치된 견해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법 개정안은 교회 등 비영리법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위법 시 설립 허가 취소, 해산과 재산 국고 귀속까지 할 수 있게 한 것이 골자다. 이 법안에 대해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 등 3개 연합기관 모두 반대 목소리를 낸 것도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 침해 소지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교계 일각에선 통일교, 신천지 등을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는데 왜 기독교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집회에 광주광역시기독교단협의회가 “자칫 이단 및 사이비 집단에 명분을 제공하거나 광주지역 교회의 공적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집회 반대 성명을 내고 불참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종교계가 정치적인 사안마다 같은 목소리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신교는 저마다 다른 교단과 교파가 복음 안에서 어우러지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고 경청한다. 그런데 예외가 ‘차별금지법’이다. 이건 복음 진리를 전파하는 입을 정치적 수단으로 틀어막으려는 것이기에 한국교회가 다른 목소리를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
민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도 같은 논리일 것이다. 정치가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을 침해하려 드는 데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나. 이건 교회가 이념과 정치적 구호에 휘둘려서가 아니라 진리와 분별로 서야 하는 공동체로서의 공적 책임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