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은 3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해당 법안은 정교분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정치 권력이 종교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여는 자기모순적 입법”이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우선 이번 개정안이 정교분리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정교분리는 국가가 종교를 배제하거나 통제하라는 원칙이 아니라, 국가와 종교가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며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적 원칙”이라며 “그럼에도 개정안은 종교법인의 조직과 운영 전반에 대해 국가의 관리·감독을 가능하게 해 정교분리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른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종교단체의 문제 사례를 이유로 전체 종교법인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려는 접근 역시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기총은 “특정 단체의 불법 또는 탈법 행위가 있다면 현행 법체계나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개별 사례를 근거로 모든 종교법인을 규제하는 것은 다수의 선의의 종교단체를 잠재적 위법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인의 자율성을 약화시키는 국가의 과도한 개입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기총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법인은 자율과 책임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국가가 시민사회와 종교 영역을 관리 대상으로 인식하는 방식은 국가 주도의 관리 사회, 나아가 전체주의적 통제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한기총은 종교의 자유가 단순한 신앙의 자유를 넘어 종교 공동체의 자율적 조직과 운영의 자유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기본권임을 강조하며, “이 기본권이 훼손될 경우 그 영향은 종교계를 넘어 시민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본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헌법 정신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입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별 사안에 대한 합리적이고 비례적인 대응을 통해 법치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