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린 제53회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 연례 집회 연설에서 낙태 논쟁을 “하나님 아래 문명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과거의 이교주의로 회귀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대규모 친생명 집회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친생명 운동을 위해 추진해온 정책들을 강조했다.
그는 낙태 클리닉 시위로 수감됐던 친생명 활동가들에 대한 사면과, 낙태된 태아 세포를 이용한 연방 정부 지원 실험 중단 등을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또한 자녀 세액공제 확대, 주거비 부담 완화, 아동을 위한 특별 정부 계좌 신설 방안도 소개했다. 이 계좌는 2024년 12월 31일부터 2029년 1월 1일 사이 태어난 신생아에게 1,000달러의 초기 예치금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읽은 한 학술 논문을 언급하며, 고대 유적에서 발굴된 매춘업소 인근에서 다수의 영아 유골이 발견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기독교 문화 속에서 자라며 종교적 가치에 의해 형성됐기 때문에 이런 사실이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신앙이 깊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고대 이교 사회에서는 아이를 버리는 일이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춘업소 인근에서 발견된 유골들부터 마야 문명의 아동 제사에 이르기까지, 야만성의 특징은 아기를 축복이 아닌 불편한 존재로 여기며 버린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러한 관행이 유대-기독교적 가치에 의해 형성된 문명과 대비된다고 말하며, 인간이 하나님에 의해 ‘존귀하고 놀랍게 지음 받았다’고 말하는 시편 139편을 인용했다.
그는 이번 행사가 단순한 정치적 쟁점이 아니라 “하나님 아래 문명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과거를 지배했던 이교주의로 되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급진 좌파는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이 장애물이며, 기후 변화 등을 이유로 무책임하거나 비도덕적이라고 말한다”며 “그들은 생명 자체를 짐으로 여기도록 가르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그것이 거짓임을 안다. 생명은 선물이며, 아기는 소중하다. 우리는 그들을 알고 사랑하며, 그들이 가정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가족이 “큰 기쁨의 원천일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을 향한 하나님의 설계이며, 그 설계는 가정에서 이웃과 공동체, 나아가 미국 전체로 확장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사무실 책상이나 컴퓨터 화면 앞에서는 참된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며 “그러나 인간 생명의 창조와 보호에 헌신할 때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생명을 위한 행진’ 조직위원회는 최근 밴스 부통령이 올해 행사에도 연사로 참석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이 행사에서 연설한 바 있다.
행사 주최 측 대표인 제니 브래들리 리히터는 성명을 통해 “밴스 부통령을 다시 맞이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그의 참석은 이 상징적인 행사의 중요성과 친생명 운동이 건강한 보수 연합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생명을 위한 행진’은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기념일 전후로 매년 열리는 미국 최대 규모의 친생명 집회다. 해당 판결은 2022년 돕스 대 잭슨(Dobbs v. Jackson) 판결로 뒤집히며, 여러 주가 낙태를 거의 전면 금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생명은 선물(Life is a Gift)’이었다. 리히터 대표는 지난해 10월 이 주제가 “정치를 넘어 생명의 기쁨과 아름다움, 선함을 기념하는 운동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기 위해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밴스 부통령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가 상영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친생명 정책과 종교 자유 확대를 위한 자신의 노력을 강조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뉴저지) 등도 연단에 올라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