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피해자들, 형사 고발… 기독교 다수 친족(Chin) 대상 범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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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호주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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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 정권의 피해자들이 기독교인이 다수를 이루는 친(Chin)족에 대한 중대한 인권 범죄를 이유로 군부를 상대로 형사 고발을 제기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동티모르(티모르-레스트)의 수도 딜리(Dili)에 위치한 검찰청에 접수됐으며, 친 인권단체인 친 인권기구(CHRO, Chin Human Rights Organization)가 주도하고 미얀마 책임성 프로젝트(MAP, Myanmar Accountability Project)가 이를 지원했다.

고발장에는 임신부에 대한 집단 성폭행, 언론인과 13세 소년을 포함한 10명이 사망한 학살 사건, 목사 1명과 집사 3명의 살해, 병원에 대한 공습, 교회를 표적으로 한 공격 등 일련의 중대한 범죄 혐의가 포함됐다.

CHRO는 친족이 지난 약 60년간 “의도적이고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폭력”의 피해를 입어 왔다고 밝혔다. 미얀마가 1948년 독립한 이후 차별의 강도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군부의 군사 작전이 급격히 강화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훨씬 더 많은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친족은 다른 박해받는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과 연대해 친 민족군(Chin National Army)을 중심으로 군부에 대한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카렌(Karen)족을 대표하는 무장 세력 등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RO에 따르면, 미얀마 군은 2022년 7월 이후 친 주(Chin State)에서 약 1,000차례의 군사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로 인해 4,500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되고 78개 교회가 파손되거나 완전히 파괴됐다.

살라이 자 우크(Salai Za Uk) CHRO 사무총장은 “동티모르가 군사적 억압을 딛고 법치, 사법부 독립,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 국가로 성장한 여정은 군사 억압에 맞선 공통의 투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고발을 통해 우리는 먼저 동티모르 국민과 기독교 공동체가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의 표적이 된 친족과 연대해 줄 것을 호소한다”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도 미얀마에서의 책임 규명과 정의 실현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법적 조치에 대해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옹호해 온 국제 인권단체 세계기독연대(CSW)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CSW 설립자이자 회장인 머빈 토머스(Mervyn Thomas)는 “CSW는 딜리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CHRO와 생존자들과 함께한다”며 “동티모르 시민사회가 책임 규명을 위한 이들의 노력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심각한 인권 침해와 집단 학살 범죄를 단순히 규탄하는 데서 벗어나, 가해자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와 같은 보편적 관할권에 근거한 소송을 지지하는 것은 종교나 신념과 무관하게 미얀마의 모든 공동체의 권리와 존엄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며, 피해자와 생존자들에게 정의가 실현되도록 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CSW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을 향해 “현재의 미얀마 상황이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국제적 책임 규명 노력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