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간다운 해석과 깊이 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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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영 기자
sybaek@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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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감 서울연회, ‘AI 목회세미나’서 기술과 신앙의 접점 탐구

인공지능 시대, 진짜 인간의 '가치'는 무엇인가
"AI도 위로의 도구 될 수 있어... 생각하는 힘이 관건"
"피할 수 없다면 올라타라"... 목회현장에서의 AI 글쓰기 활용법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백선영 기자

올해 수능 문제를 풀게 하면 만점을 낸다는 AI. 이런 인공지능에게 신앙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은 경험이 있다면, 과연 그것은 성경적일까 비성경적일까?

18일 금호제일감리교회에서 'AI 목회세미나'가 열렸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목회자들에게 깊은 통찰과 실천적 지혜를 나누는 시간이 됐다.

이번 세미나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부흥전도단(단장 김형석 목사)이 주최했으며, 강사로는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의 김성훈 대표와 산성감리교회 고신복 목사가 나섰다. 업스테이지는 SK·LG·네이버·NC와 함께 국가대표 AI 기업으로 선정된 유일한 스타트업이다.

인간의 일 대체하는 AI, 가치의 중심은 어디인가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가 AI 현황과 미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서울연회 부흥전도단

김성훈 대표는 UC 산타크루즈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홍콩과기대 교수와 네이버 AI 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한 AI 전문가다. 김 대표는 "이제 개발자들은 코드를 직접 짤 필요가 없다"며,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설명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의 말을 인용하며 "AI는 새로운 물질과 바이오까지 창조할 시대"가 온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오로지 사람으로만 구성된 팀이, AI와 연합한 사람팀과 경쟁하면 사람팀은 무조건 진다. 더는 인턴이나 신입이 필요없는 시대가 길면 10년 안에 온다"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노동하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는 '무노동 사회'가 온다면, '부(wealth)'는 어디로 갈까? 노동하지 않는 삶은 천국일까, 아니면 인간은 더 큰 공허에 빠질까? AI가 모든 것을 다 해낸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가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라며 AI 시대에 인간 존재의 의의와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재 AI 모델별 차이, AI의 영성 여부 등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결국 AI 모델은 개발자(아버지)를 닮는다"며, 인간의 가치판단과 AI 모델의 훈련 의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딘가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목적을 가진 모델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AI 개발자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인공지능 서비스 로고 세 가지. 왼쪽부터 ChatGPT, Gemini, Claude.

AI의 대답에 위로받았다면? 신앙과 기술의 경계에서

세미나 첫 강의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AI가 '영성'을 가질 수 있는지, AI 모델마다 답변이 서로 다른 이유 등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AI가 '따라가는 사람'은 바로 개발자다. 누가 만들었는지에 따라 답변의 세계관이 달라진다"면서, "예를 들어, '한국과 중국이 전쟁을 한다면 누가 이길까?'라고 물으면 중국 모델은 '한국은 상대가 안 된다'고 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언젠가 AI에 '자의식'이 생겨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이 사실 두렵다"며, 기술을 개발하는 이들이 '선한 의도'로 AI를 만들어야 할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시대에는 개발자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흥미롭게도, 그는 "처음엔 영성 영역만큼은 AI가 침투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성경 본문과 기독교 서적, 문서 기반으로 훈련된 모델에게 신앙 질문을 했고, 위로와 회복을 경험했다면, 그것도 신앙에 도움이 되는 선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AI는 바람이 아니라 파도... 반드시 타야하는 기회

고신복 목사는 목회자가 AI를 활용해 글 쓰는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서울연회 부흥전도단

이어진 시간에는 산성감리교회의 고신복 목사가 직접 챗GPT를 설교, 성경 연구, 사역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시연했다. 고 목사는 "AI는 잠시 스치는 바람이 아니라, 파도와 같다"며 "파도를 받아들이고 이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고 목사는 "챗GPT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프롬프트 설정이 중요하다"며 "AI는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오류가 있으므로, '모르면 모른다'고 답하도록 설정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각자 개인PC나 태블릿으로 직접 프롬프트를 입력하거나, 성경 본문 해석문 등을 생성해보는 등 활발한 실습 시간을 가졌고, 그 가운데 실제 사역에서의 적용 방안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 AI시대 필요한 역량, '생각하는 힘'

끝으로 김성훈 대표는 "이제 사람들이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 시대가 온다. 이 시대가 필요한 것은 '생각하는 힘'이다. 신앙으로 표현하자면 '묵상의 힘'"이라며, "기계가 생성하는 답변을 분별할 수 있도록, 로봇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다운 해석과 깊이를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목회자는 세미나를 마친 뒤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도구로 사용할 수 있고 분별할 수 있다면 충분히 유익이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AI 목회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백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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