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친구, 하나님의 종” 헐버트 박사 76주기 추모대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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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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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정동교회에서 열린 지난 추모대회 당시 모습.©㈔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한국의 근대 교육과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교사이자 독립유공자, 헐버트(Homer B. Hulbert, 1863~1949) 박사의 76주기 추모대회가 오는 2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는 “광복 80주년과 을사늑약 120주년을 맞아, 복음을 전하고 조선의 주권을 지키려 헌신한 헐버트 박사의 삶을 기리기 위한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헐버트 박사는 미국에서 장로교 목회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으나,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해 조선 땅에 파송된 선교사였다. 그는 1886년 육영공원 교사로 부임해 청년들에게 성경적 가치와 근대 학문을 가르쳤으며,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특히 한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활동하며 ‘조선을 사랑한 선교사’로 기억된다.

1905년 고종의 밀명을 받고 미국에 특사로 파견돼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호소했고, 그 후에도 50여 년간 한국 독립을 위한 외교 활동을 지속했다. 대한민국은 그의 공로를 인정해 건국훈장과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번 추모대회에서는 헐버트 박사의 저서 《한국사 The History of Korea》 출간 120주년을 기념해 특집집 『눈으로 보는 헐버트의 선구적 한국 역사 탐구』가 발간된다. 설성경 연세대 명예교수가 단군 시대부터 고종 시대까지를 아우른 그의 한국사 연구를 해설할 예정이다.

특히 행사에는 미국에 거주 중인 후손들도 함께한다. 고손자 브래들리(28)와 브랜든(24)은 헐버트 박사가 사용하던 회중시계 등 유품을 기증하며 신앙과 헌신의 유산을 잇겠다는 뜻을 전한다. 또한 증손자 킴벌 헐버트가 기증한 나전칠기 삼층장이 공개되는데, 세계에 단 세 점만 존재하는 귀한 문화재로 평가된다.

추모식에는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 이종찬 광복회장,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등 학계·보훈·교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알렉산더 알렌 주한미국대사관 담당관도 함께해, 한미 기독교 선교사의 역사적 연대를 기념한다.

김동진 기념사업회 회장은 “헐버트 박사는 단순한 외국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한국을 품은 신앙의 사람이었다”며 “그의 발자취를 기념하는 일은 곧 한국 교회와 민족의 뿌리를 돌아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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