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따라 320킬로 걸으며 남북통일 기원

기독 청년·성도 500여명, 15박16일간 행진

통일의 비전을 품고 통일전망대에서 임진각까지 도보 횡단하는 한반도 평화발걸음에 참여한 이주은 CCC 자매가 말했다. 여자축구선수 출신인 그는 중학생 때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의 '목숨을 건' 신앙생활을 알게 된 후 북한에 대해 막연한 마음을 갖고 있다 대학 입학 후 북한에 대해 더 이해하기 위해 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발걸음팀에서 조장으로 섬겼던 배재민 CCC 형제도 최전방에서 군복무를 한 뒤 북한을 위해 기도하다 행사에 참가했다. 배 형제는 "개인적으로 북한을 막연히 '적'이라고 생각한 선입견에 대해 회개했고, 남한의 물질주의와 북한의 우상숭배에 대해 깊이 회개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한과 통일을 위해 인생의 한 기간을 하나님께 드리기로 결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15박16일 간 진행된 한반도 평화발걸음이 기독 청년 및 대학생, 일반인 성도 등 총 436명이 참여한 가운데 24일 종료됐다. 휴전선을 따라 총 815리(약 320km)를 하루 평균 25~30km씩 걸으며 통일을 위한 기도의 씨앗을 심는 행사로 한국대학생선교회(CCC)와 온누리교회가 공동 주최했다. 특히 청년, 대학생, 일반 성도, 스태프뿐 아니라 북한 청년 14명이 발에 함께 걸으며 '선교통일'을 염원한 데 의미가 컸다.

이번 행진에는 65명이 완주했으며 행진 14일차에 온누리교회 이재훈 담임목사와 30여명의 교역자들이, 마지막 날에는 온누리교회 선교사 27명을 비롯해 총 370여 명의 성도들이 동참해 함께 통일을 염원하며 기도의 씨앗을 심었다. 이재훈 목사는 "한반도 평화발걸음에 우리 교회가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이번 계기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이 새로워진 것 같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매일 오전 6시 30분경부터 "고성에서 파주까지, 파주에서 평양까지, 평양에서 열방까지!"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고 저녁 8시에는 지역교회나 군부대, 펜션등의 숙소에서 한 시간 동안 북한 땅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말에는 북한선교와 통일에 관한 특강을 열어 청년들의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특히 마지막 날인 24일 온누리교회는 '1일 온누리 가족복음 통일 행진'을 갖고 총 15km의 코스의 비무장지대를 달리는 'DMZ 자전거 투어'와 성도와 선교사가 함께 임진각 통문에서 장산전망대를 거쳐 임진각까지 도보 횡단하는 '한반도 1일 행진'을 각각 진행했다. 270여명이 함께한 DMZ 자전거 투어에는 주로 가족단위로 참여해 어린이, 어르신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편창욱 온누리교회 집사는 "회사 직원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며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북한 동포들과 꼭 같이 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4일 한반도 평화발걸음팀과 1일 온누리 가족복음 통일 행진팀은 임진각 내 미얀마 아웅산 테러 위령비 앞에서 해단식을 가졌다. 이날 설교를 전한 한국 CCC 대표 박성민 목사는 "우리가 걷고 페달을 굴리며 심은 기도가 이 땅에 심겨졌다"면서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통일을 이루시고 우리를 선교민족으로 사용하실 것"이라고 선포했다.

격려사를 전한 온누리교회 양재성전 박종길 목사는 "우리의 발걸음과 기도가 작지만 이 땅에 떨어져서 많은 열매를 거두기 위한 시작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도육환 온누리2000선교 본부장의 인도로 남한 교회와 북한 땅의 치유와 회복, 부흥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이번 평화발걸음의 구호를 외치며 해단식을 마쳤다.

올해 68세의 정영일 온누리교회 장로는 발이 퉁퉁 부어 절뚝거리면서도 한반도 평화발걸음을 끝까지 완주했다. 정 장로는 온누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자리에 참여하기까지 삶을 되돌아보며 회개했고 어느새 입에서 감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함께 걷는 청년들을 보니 하나님께서 오히려 힘을 주셨고, 이들과 북한 땅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예상치 못한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함께 한 백권능, 백지혜 의료선교사 부부는 출국 일정을 한 달이나 미루며 참가자들을 돌봤다. 야전병원처럼 펜라이트와 랜턴을 들고 청년들의 발에 잡힌 물집을 짜고 치료한 이들은 "각자 은사를 통해 섬길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할 것"이라며 "동쪽에서 서쪽이 아닌 남쪽에서 북쪽의 신의주, 초산, 나진선봉의 우암리까지 사랑과 평화의 신을 신고 걷는 시절이 올 것을 기대하자"고 밝혔다.<사진=CCC 제공>

#ccc #한반도평화발걸음 #평화통일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