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정부군 화학무기 공격으로 1,300명 사망

중동·아프리카
편집부 기자

시리아에서 내전 발발 2년6개월 만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악의 참사가 빚어졌다.

시리아 반군 측은 21일(현지시간) 오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도시인 구타를 화학무기로 공격해 1천3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이날 화학무기로 1천300명 이상 죽였다"며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다른 반군 단체인 '시리아혁명총위원회'(SRGC)는 이날 오전 화학무기 공격으로 650명이 숨지고 3천600명이 부상했으며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SRGC는 사상자들이 호흡곤란과 구토 등 독성 가스에 중독된 증상을 보였다며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군의 공격 대상은 대부분 주거지역이었으며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의 피해가 컸다. 의약품과 의료시설의 부족으로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됐다.

현지 병원 의사인 할리드 마흐무드씨는 터키 아나돌루통신과 인터뷰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들이 사린 가스에 노출된 증세를 보이고 있어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RGC 등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사망자들이 흰색 천에 싸여 건물 밖에 놓여 있었고, 병원 바닥에 있는 부상자들은 외상은 없었지만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거나 발작 증세를 보였다.

아르빈 지역위원회가 제공한 시민기자가 촬영한 사진으로 2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아르빈에서 숨진 아기들의 모습.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다마스쿠스 서부 지역을 향해 대포와 로켓포를 발사했으며 시리아의 야권은 정부군이 발사한 무기에는 독성 가스가 들어있었다고 주장했다. 2013.08.21   ©AP/뉴시스

입에 거품을 물고 정신을 잃은 어린이들의 모습도 있었다.

반면 시리아 정부는 이런 주장에 "유엔 조사단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화학무기 사용을 전면 부인하고, 오히려.반군이 칸 알아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국영뉴스통신사인 사나(SANA)는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조사활동을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프랑스와 영국, 터키, 아랍연맹 등은 유엔 조사단의 즉각적인 조사착수를 촉구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유엔 조사단이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조사하고 실태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이번 화학무기 공격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유엔 조사단의 조사를 촉구했다.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터키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랍연맹 나빌 알아라비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유엔 조사단이 즉시 구타 지역으로 가서 실제 상황을 확인하고 이번 범죄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드 알파리살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처해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촉구했다.

#화학무기 #시리아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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