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성공적인 의료개혁의 결과들(?)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되었다. 헌재 판결도 곧 나올 것이다. 2030부터 전 세대에 걸쳐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이 전국적으로 깨어났기에 탄핵 역시 기각될 것으로 기대한다. 탄핵 기각 이후 해결해야만 하는 난제가 산적하다. 무엇보다도 염려스러운 것은 수면 아래서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엉터리 의료개혁 사태다.
현재 탄핵정국에 묻혀 있지만 속으로 곪아가고 있는 엉터리 의료개혁의 중간 결과물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의료시스템과 의학 교육시스템, 입시 시스템이 손대기 힘든 수준으로 망가져 버렸다. 필요한 곳에 사용되어야 할 국민의 돈 4조 원을 밑 빠진 독에 들이부었다. 선택해서는 안 될 포퓰리즘에 빠져 사회주의 지옥문을 연 결과들이다.
정부는 산에 불이 났으면 불을 꺼야 하는데 나무를 심는 것이 개혁이라고 우겼다. 국민이 정작 필요한 것은 위급할 때 내 몸을 치료해 줄 바이탈과 의사인데 10년 후에나 만들어질 의대생을 선발하겠다고 한다. 우선순위를 무시하고 양(量)으로 밀어붙이는 의료 사회주의의 전형적인 행태다. 국민은 탄핵에 영향을 줄까 싶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시선은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십 년간 공들여 이루어 놓은 의료시스템은 수개월 만에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고, 교실도 교수도 없으면서 덩그러니 신입생만 뽑아 놓은 상태다. 휴학계를 낸 학생들뿐 아니라 새로 선발된 학생들조차 교실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정책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주장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더 강퍅해지고, 남에게 잘못을 전가하고 있다. 똥 싼 놈이 화를 내고 있다. 미련하고 고집스러운 자들의 과도한 집착으로 국민만 피해를 받고 있다. 사회주의 지옥을 선물하면서도 국민에게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다.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나오는 나폴레옹처럼 법과 기준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뜯어고치고, 사나운 개가 되어 바른 목소리를 내는 국민을 겁박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2차 직무유기, 그리고 위험한 발언들
혀는 작지만 불과 같아서 많은 나무를 태운다고 했다. 미련한 정부는 불을 끄기는커녕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말실수를 하고 있다.
최근 최상목 대행은 “의대 증원에 반대한 전공의·의대생 집단행동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의료정상화를 위한 구조개혁은 멈출 수 없는 과제”라며 “갈등과 여러 쟁점을 이유로 20~30년 가까이 미뤄 온 논의를 또다시 미룬다면 정부의 직무 유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상황 판단을 못하고 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주행에 몸을 담고 2차 직무유기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 부총리라는 분이 대단히 심각하고 위험한 생각을 너무나 당당하게 겁도 없이 발표하고 있다. 구조개혁에 앞서 이들의 의식개혁부터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싶다. 한 마디로 현 내각은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은 계몽되었는데 정부는 왜 계몽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주인공 없는 결혼식 같은 의료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연홍 위원장은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그쳤던 과거 추진 기구와 달리 특위 논의에 따른 개혁과제 이행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적 공감과 지지, 정부의 정책 의지 덕분이다”라고 평가했다.
과연 그럴까? 의사들에게는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실과 괴리된 그의 발언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는 상황탈출용 립서비스로 의사와 국민을 매번 속여왔다. 노 위원장 역시 그가 몸담았던 과거 정부의 못된 버릇들을 익히 잘 알고 있기에 그런 발언을 한 것 같다. 진정성 있는 정책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재정 확보가 되어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재정 확보 없는 정책은 장밋빛 환상이고 립서비스일 뿐이다. 어떻게 이런 상황을 두고 국민적 공감과 지지라고 말할수 있는지 대단한 립서비스다.
반복적인 인격 모독성 발언으로 무리를 일으켰던 박민수 차관의 도를 넘은 최근 발언은 이제 극에 달한 것 같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그도 곧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놓고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들어 놓은 자가 누군지 대통령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릎을 꿇고 자신의 무능과 실책에 대해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인데 그는 최근 “의료개혁에 대한 무조건적 백지화, 중단 요구는 타당하지 않다”고 발언을 했다. 한술 더 떠서 “의대생들의 휴학 투쟁과 관련해 수업 방해 행위는 엄정 대처하겠다”고도 했다.
부총리급 교육부 장관이 버젓이 있는데도 타부서 차관이 오지랖 넓게 교육부 관할 행정까지 관여하는 위험한 발언까지 서슴치 않고 있다. 대단한 결례이고 본분을 상실한 언행이다. 도대체 무얼 믿고 이렇게 설쳐대는 것일까? 의료시스템과 의학교육을 엉망진창으로 망가트려 놓은 해악질을 하고 있으면서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격수양과 자기성찰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왜 그들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를 고집할까?
지난 1년간 정책 실정을 막기 위해 국고가 4조 이상 들어갔고, 홍보비용으로 100억 원이나 허비됐다. 지방대 병원은 몰락하고 있고, 유능한 의사들이 진료현장을 떠나고 있다. 3만 명의 2030 세대가 진료실과 교실을 떠나는 참담한 현실을 보면서도 왜 그들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를 고집할까?
첫째, 그들의 분석과 처방은 엉터리였다. 과학적 분석도 합의도 회의 기록도 없는 어처구니 없는 정책 제안이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모든 일이 어긋나고 꼬이고 있다. 밑 빠진 독에 구멍을 막고 물을 채울 생각은 안 하고 그저 밑 빠진 독에 물을 계속 붓고 있다. 정말 대단히 유능한(?) 공무원들이다.
둘째, 정책 주도자들이 사회주의 사고에 깊이 젖어있다. 사회주의 정책은 유물론적 사고에 기초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모든 자원을 물질로 간주한다. 그들은 인적 자원까지 자신들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는 물건으로 취급한다. 인간은 인격체이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자유를 빼앗길 때 저항하게 된다. 인격적 모독으로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한 3만여 명의 2030 의대생과 전공의가 정부 정책에 저항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2030 유능한 청년들을 악마화하고 갈라치기하는 자들의 교만하고 못 돼먹은 사회주의 가치관이 문제였다.
셋째, 사람이 문제다. 그들은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부르짖지만 정작 그들은 나라와 민족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만들고도 미안해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을 만든 자들이 나라를 망치고 있는 범인이다. 선수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사탕발림 정책을 홀랑 받아들인 대학 총장들 역시 문제다. 건물을 이미 짓고 있기 때문에 신입생을 받아야 한다는 총장들의 논리가 어이가 없다. 총장의 역할이 교육자로서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 우선인지, 건물을 유지하는 일이 우선인지 돌아 보기 바란다. 자신들이 대학건물 관리인인지 교육자인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개혁에 성공하려면
손을 대서 나빠지는 것이 있고 나아지는 것이 있다. 손을 대는 것마다 나쁜 결과가 나오고 국민의 불만과 국력이 낭비된다면 사람을 바꾸거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그들은 개혁을 이끌 능력이 없는 무능한 자이거나 사회주의 유물론에 물든 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혁은 고비용, 저효율을 저비용 고효율로, 일의 우선순위를 바로잡는 일이다. 개혁은 의식개혁과 제도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개혁의 방법도 협박과 강압이 아닌 설득과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개혁은 잠시 힘이 들어도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금 그들이 주장하는 의료개혁은 포퓰리즘의 지옥문을 연 정책실패일 뿐이다.
나랏일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역주행을 고집하면 안 된다. 현명하고 유능한 지도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이다.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정부관리들의 의식개혁이 있어야 한다. 잘못 가고 있는 길에서 돌아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의료개혁의 방법과 목표를 재설정하지 않으면 국가적 재앙이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 자명하다. 기왕에 내세운 개혁을 성공하려면 잘못 끼운 첫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한다. 결자해지를 위해 사람을 바꾸거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탄핵 이후 대통령은 국민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남은 임기를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겠다고 천명했다. 국민들이 대통령 구속 취소를 보며 기뻐한 것은 대통령이 유치장에서 나오는 것도 기쁘지만 나라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선 지도자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지도자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이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