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위협 앞에 당당히 신앙 지킨 목회자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나이지리아 파예 파마 무사 목사, 침입한 '무장괴한' 손에 순교
순교한 파예 파마 무사 목사. ⓒWorld Watch Monitor.

죽음의 위협 속에도 결코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던 한 나이지리아 목회자의 '숭고한 신앙'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주는 동시에 지금도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들의 희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있다. 

미국 오픈도어즈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미국 오순절파 계열의 교계 전문지 카리스마 뉴스(Charisma News)를 통해 파예 파마 무사(Faye Pama Musa) 목사의 순교를 알리고, 그의 불굴의 믿음을 기렸다.

나이지리아기독교협회(CAN) 사무총장으로 섬기고 있던 무사 목사는 올해 5월 중순, 자택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오픈도어즈는 사건 이후 현지에 남아 있는 무사 목사의 가족을 방문해 위로를 전하고, 그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전해 들었다.

공격이 일어난 날 무사 목사는 아내인 머씨(Mercy)와 자녀들과 함께 집에서 평화로운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무장한 괴한들이 울타리를 넘어 집으로 침범한 것은 그 때였다.

위험을 느낀 무사 목사는 가족들과 함께 뒷문으로 도망을 쳤지만, 곧 괴한들에게 잡혀 현관까지 끌려나왔다. 그들은 무사 목사에게 "오늘 너는 우리 손에 죽을 것이다. 너의 신(하나님)에게 살려달라고 구해 보라"고 위협하며, 기독교 신앙을 포기할 것을 강요했다.

그러나 무사 목사는 이같은 생명의 위협에도 "나는 결코 내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굴하지 않았고, 침입자들은 계속되는 강요에도 그가 신앙을 포기하지 않자 주저없이 그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이렇게 무사 목사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무사 목사의 가족들은 그가 살해되는 장면을 바로 눈 앞에서 목격했고, 그들에게 그 모습은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무사 목사는 지역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무슬림들에게도 존경받는 지도자였다. 한 저명한 무슬림 정부 관리는 "무사 목사는 평화의 사절이었으며, 이 사회의 축복이자 훌륭한 자산과도 같은 사람이었다"고 애도하기도 했다.

오픈도어즈는 향후 무사 목사의 가족들을 지원하고 특히 그의 네 자녀인 위너(Winner), 지온(Zion), 프레이즈(Praise), 미러클(Miracle)이 학업을 지속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의 어머니인 머씨는 "지금 우리가 가장 필요로 했던 진정한 우정과 사랑을 베풀어준 것에 감사한다"고 오픈도어즈에 전했고, 오픈도어즈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셔서 무사 목사의 가족들을 위로하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무사 목사를 살해한 자들은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보코하람(Boko Haram) 소속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코하람은 2010년부터 1,6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 왔으며, 이들 희생자 가운데 대부분은 기독교인으로 밝혀졌다. 최근 들어 나이지리아에서는 기독교 교회와 교인에 대한 테러 공격이 급증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는 보코하람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오픈도어즈가 매년 선정하는 종교박해 위험 국가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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