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고통 시작에 불과?… 연말 '더블링' 공포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 스텝'(1.0%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행도 사상 첫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이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면서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1%포인트(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 이후에도 물가가 급등하면서 울트라 스텝을 밟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 기존 다우존스 추정치인 8.8%를 상회하면서, 지난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면 우리나라도 일정 수준 보폭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5∼1.75%, 한국은 2.25%로 상단 기준 0.5%p 차이가 있다.

연준이 이달 FOMC에서 0.75~1%p 인상을 결정하면 단번에 한국보다 0.25~0.5% 높아지게 된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출되고, 환율이 급등해 수입 물가가 오르는 등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한은 역시 앞으로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금통위는 이달 사상 첫 빅스텝 이후 연말 2.75~3%를 예상했지만, 미국 등 대내외 변수에 따라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상승폭을 보수적으로 관측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대출금리는 더 가파르게 뛸 전망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6%를 넘어섰다. 연말 기준금리가 3%대에 이르면 대출금리 상단은 7~8%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돌입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2~3%대 이자로 받을 수 있었던 대출이 올 연말이면 5~6%대로 치솟는 셈이다.

주담대 3억원을 4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릴 때 3% 금리에서 월 이자액은 45만원 수준이다. 매달 원리금은 107만원, 총 이자는 2억1550만원 규모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5%로 오르면 월 이자액은 82만원을 넘어선다. 월평균 납입액은 145만원, 이자 총액은 3억9436만원에 달하게 된다.

금리가 2%p만 올라도 이자가 2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대출 당시 고정금리보다 낮은 변동금리를 선택한 대다수 차주들의 부담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예비 수요자인 청년층과 신혼부부들 역시 높아지는 금리에 대출을 통한 내 집이나 전셋집 마련 대신 월세를 택하는 경우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12월 국내 기준금리는 3%를 기록했고, 신규 주담대 금리는 6.81%까지 치솟은 경험이 있다"며 "당시 가계대출 금리별 비중은 5~8% 미만 대출자가 84.8%나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5월 기준으로는 3~4% 미만 대출자가 55.7%, 4~5% 미만 23.7%, 5~8% 미만 6.9% 수준"이라며 "향후 5~8% 미만의 가계대출 금리를 지불하는 차주 비중이 전체 중 50%를 넘기게 된다면, 가계 경제나 부동산 시장도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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