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소리, 수감된 러시아 기독교인 사연 소개

러시아 아르한겔스크 침례교회 건물. 건물의 우측 면이 무허가 건축물로 판정되었고 법원 결정에 따라 철거되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대표 현숙 폴리)가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한 러시아 기독교인과 그가 소속된 현지 교회의 사연을 3일 소개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2016년 민간 개발업자들과 아르한겔스크 시 당국이 작은 침례교회 건물 일부가 차지하고 있는 토지에 대한 청구소송을 시작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교회 주변에는 노후된 주택들이 가득했는데, 시 당국은 그 지역에 고층 아파트와 상업 중심지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그래서 당국은 재판을 통해 그 교회 건물 일부를 포함한 몇몇 주택과 건물들을 불법 건축물로 선언했다”고 했다.

이후 철거반원들이 그 교회 건물 중에서 불법 건축물로 판정된 부분을 철거하기 위해 법원 명령서를 들고 3년이 넘도록 계속 찾아왔으나 그럴 때마다 교인들이 모여 철거를 막았다고 한다. 폴리 대표는 “교회 성도들은 교회 건물이 적법하게 인가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항상 평화롭게 대응했다”고 했다.

그러던 2020년 9월 24일, 철거반원들이 또 다시 교회를 찾아오자 교인들이 서로 팔을 잡고 사슬을 만들어 에워쌌다. 당시, 그 교회를 섬기다 인근 도시로 이사한 28세의 콜디아예프(Koldiaev) 집사도 그곳에 와서 교회를 돕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급 집행관이 먼저 콜디아예프 집사가 다른 교인들과 잡고 있던 팔을 끊어 버린 다음, 그들을 경찰서로 연행했다고 순교자의 소리는 전했다. 이후 집행관은 콜디아예프 집사가 스스로 사슬에서 빠져나와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결국 콜디아예프 집사는 ‘당국을 대리하는 공무원의 생명과 건강에 위험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그것은 징역 10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였다고 한다.

폴리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은 콜디아예프 집사님이 무죄라는 점을 명백히 입증해주는 사건 영상을 공개했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2021년 5월 13일 콜디아예프 집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폴리 대표는 전했다.

폴리 대표는 ”설상가상으로, 콜디아예프 집사님의 재판이 시작되기 열흘 전, 집사님의 어린 아들이 넘어져 머리를 부딪혔고 외상성 뇌손상을 입게 됐다”며 “집사님의 아내 안나 콜디아예프(Anna Koldiaev)는 병원에서 아들을 보살펴야 했기 때문에 감옥으로 가는 남편을 배웅할 수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콜디아예프 부인은 자신과 남편이 그 재판 결과에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순교자의 소리에 따르면 콜디아예프 부인은 ‘국제 복음주의 기독교 침례교회 연합회(the International Union of Churches of Evangelical Christian Baptist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직한 재판과 정의를 기대하지 않았다. 그것은 죄가 만연한 이 땅에 존재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님께서는 주님의 교회를 세우시고,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준비하도록 인도하신다. 주님께서는 사람들을 소생시키고 각성시키시기 위해 제 남편이 감옥에 가게 허락하셨다”고 말했다.

보수를 마친 아르한겔스크 침례교회 건물 우측 벽면. 인근의 새 고층 건물에서 볼 수 있도록 주기도문 글자에 24시간 불이 들어온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콜디아예프 부인은 이제 한 살 된 아들이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부부는 세 살짜리 아들도 두고 있다고. 콜디아예프 부인은 위에 언급된 단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이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겪는 슬픔의 일부에 불과합니다”라고 말했다고. 그녀는 자신이 육아 수당도 받고 있고 친구들에게 물질적인 지원도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부족한 게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콜디아예프 부인은 복음주의 온라인 포털 사이트 버노스트(Vernost)에 자신과 남편은 믿음을 위해 고난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뒤, “하나님께서 제 남편을 감옥에 보내신다면, 남편이 그 곳에서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맺었다고 순교자의 소리는 전했다.

콜디아예프 집사는 2021년 12월 21일 감옥에서 편지를 보냈다. 순교자의 소리에 따르면 ‘국제 복음주의 기독교 침례교회 연합회’가 회원들에게 공개한 이 편지에서 그는 “주님께서는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위한 사역도 교회가 감당하기 원하신다. 이것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역이고 저와 아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길에 순종하는 것뿐”이라며 “우리 부부는 오래 전에 주님 뜻에 순종하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심지어 그 교회는 건물 일부가 철거된 사건을 축복으로 여긴다. 성도들은 아무 불평없이 돈을 모아 철거 비용을 지급했다”며 “그 도시의 수석 건축가도 절대 인가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교회는 그 건물을 합법적으로 온전히 등록할 수 있었다”고 했다.

폴리 대표는 또 “그 교회 성도들의 가장 큰 기쁨은 철거된 교회 건물의 한쪽 부분에 다시 세운 외벽에 걸린 큰 글자로 새겨진 주기도문을 보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환한 조명이 비춰져 근처의 건축 중인 고층 아파트와 상가 건물에서도 그 주기도문을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순교자의 소리는 2023년 3월 3일에 석방되는 콜디아예프 집사에게 격려 편지 쓰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콜디아예프 집사님은 2021년 12월 21일자 교도소에서 쓴 편지에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편지를 받으면 정말 기쁘고 힘이 된다고 기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