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교회 지도자, 교전 지역서 빵 나누며 복음 전해”

다니일 아나톨예비치 키릴루크 형제와 그의 아내 및 자녀들. 그리고 이들이 구워 이웃 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던 빵의 일부. ©한국 VOM
19명의 자녀를 둔 우크라이나의 한 교회 지도자가 교전 지역에서 빵 1톤을 구워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한국 순교자의 소리(대표 현숙 폴리, 이하 한국 VOM)가 29일 밝혔다.

한국 VOM에 따르면 이 지도자는 루한스크(Luhansk)에서 60km 떨어진 노보아이다르(Novoaidar) 마을의 침례교인 다니일 아나톨예비치 키릴루크(Daniil Anatolyevich Kiriluk)다.

노보아이다르에는 빵집이 없기 때문에 다른 도시에서 배달된 빵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분쟁이 터지면서 공급이 중단됐다고 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키릴루크 형제의 가정교회가 너무 작았기 때문에 마을 주민 누구도 식량난 해결을 위해 그들을 의지할 생각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그 지역의 또 다른 교회가 키릴루크 형제의 대가족이 먹고도 남을 밀가루를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폴리 대표는 “그때 키릴루크 형제의 아내가 그 밀가루로 빵을 구워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의견 차이가 좀 있었지만, 그날 밤 두 사람은 집에 있는 오븐으로 빵을 굽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큰 빵 서른 덩이를 구운 다음,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는 메시지를 SNS 앱을 통해 이웃들에게 알렸다. 사람들이 바로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현숙 폴리 대표는 “사람들이 빵만 받으러 온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빵을 더 구워서 나눠줄 수 있도록 밀가루를 가져다 주었다. 어느 날은 낯선 사람이 밀가루 아홉 포대를 놓고 갔고, 어떤 농부는 우유를 세 번이나 갖다주었고, 어떤 사람은 오븐을 기부했다. 또 다른 기독교인 형제와 두 자매는 자신들의 집에서 빵을 추가로 구워 키릴루크 형제를 도왔다. 키릴루크 형제는 효모를 가게에서 더 이상 구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 빵을 계속 구울 수 있도록 기적적으로 공급해주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키릴루크 형제에 따르면, 하루의 빵 생산량이 나중에는 160덩이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는 열흘 동안, 1톤이 넘는 밀가루를 기부받은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곧 빵 이상의 것을 나누게 되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리스에서 방문한 그 기독교인 부부가 복음 신문을 가져왔기 때문에 빵을 얻으러 온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었다. 그 부부의 남편은 전도에 특별한 은사가 있어서 사람들에게 신문을 나눠주며 복음을 전했다”며 “한 이웃은 그에게 ‘침례교도가 얼마나 나쁜지 우리끼리 얘기했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빵을 얻으려고 침례교회를 찾아왔네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큰 기적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그 기도의 집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일 것이라고 한국 VOM은 전했다.

키릴루크 형제는 최근 정보 포털 베르노스트(Vernos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비상사태부(Ministry of Emergency Situations)’에서 연락을 받았다. 2월 22일 이후부터 빵 공급이 끊어진 마을이 있는데, 빵을 좀 만들어 줄 수 있느냐고 해서, 우리는 최대한 많이 만들었다”며 “그랬더니 관계자들이 와서 빵을 가져가 그 마을에 나눠주었다. 그들은 다른 마을로 간다고 다시 전화했고, 우리는 빵을 더 구웠고, 그들은 와서 더 가져갔다”고 했다.

최근 키릴루크 형제와 그의 가족은 일이 생겨 집을 잠시 떠나야 했다. 하루나 이틀이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길어졌고, 키릴루크 형제는 상황이 허락되는 대로 속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키릴루크 형제는 “지금은 그 다음 발걸음에 대해서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여기에 머무르게 될 줄은 몰랐다.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며 “우리는 한 가지 계획만을 세웠는데, 기대하지 못했던 결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한국 VOM은 전했다.

한편, 순교자의 소리는 현재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 뿐만 아니라 국경 근처에 있는 폴란드 및 몰도바 교회에 필요한 긴급한 기금을 계속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