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사태 이해와 기도제목에 대하여

목회·신학
목회
김재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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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호 선교사, 페이스북 통해 아프가니스탄 문제 언급
미션파트너스 상임대표 한철호 선교사. ©미션파트너스 유튜브 영상 캡처

한철호 선교사(미션파트너스 대표)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이해와 기도제목'이란 제목의 글을 나눴다. 한 선교사는 이 글에서 먼저 "아프가니스탄과 관련된 소식과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뉴스 보다는 이 문제를 긴 역사적 시각으로 봐야 할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먼저 탈레반에 대한 명확한 정의부터 내렸다. 한 선교사는 "탈레반은 '학생들'이란 뜻이다. 사실은 이슬람 학교의 학생들 즉 신학생들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이슬람 원리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다. 1979년에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소련에 대항하는 무자하딘 세력과 함께 무장투쟁을 한 파슈툰족에서 출발한 무장단체였다"고 했다

이어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물러난 후 1997년 정권을 장악했으며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추출되기까지 아프간을 통치했다. 그런데 사실 탈레반이 1997년 정권을 장악하게 된 배경에는 미국 등 유럽의 지원이 있었다. 1979년 이후 중동에서 소련의 세력이 확장되는 것을 염려했던 미국이 당시 소련의 영향력을 무너트리기 위해 당시 반군이었던 탈레반을 지원한 것이다. 오늘날 미군이 탈레반을 손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 탈레반이 미군에게 배워서 미군의 전술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선교사는 "그런데 1997년 소련이 떠난 후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이슬람 원리주의대로 샤리아법으로 나라를 다스렸을 뿐 아니라 9·11 사태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주어 미국의 미움을 사게 된 것이다"라며 "9·11사태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극단 세력이었지만, 어떻게든 9·11 사태에 대해 응징을 해야 했던 미국은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사우디 대신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준 아프간을 2001년 공격함으로써 그 분풀이를 했던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2001년 이후 최근까지 아프간에는 다시 미국의 허수아비 정부가 들어섰는데, 최근 뉴스에 나오다시피 미국이 아프간 재건을 위해 2천조를 퍼부었지만, 미군의 철수가 결정되자 미국의 허수아비 정부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된 것이다"라며 "최근 미국이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에서 철수하는 이유는 최근 미국 내에서 셸 석유(모래에서 정제하는 석유)가 엄청난 양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발견되고 싼 가격에 정유되기 시작하자 에너지 정책에서 더는 중동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설명도 보탰다.

한 선교사는 "결국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키운 탈레반을 공격했다가 다시 정권을 넘겨주는 꼴이 된 것이다. 1979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한 것, 그 소련을 축출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세력이 탈레반을 지원한 것, 2001년 미국이 다시 탈레반의 아프간을 공격한 것, 최근 미군이 중동에서 철수하는 것 등 모두가 전세계적인 패권을 잡으려는 기득권 세력들의 생각의 변화와 그 아래에서 고통당했던 현지인들의 고난의 역사다"라고 했다.

아울러 "미국이 지난 20년 동안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입하면서도 제대로된 민주정부를 세우지 못하게 된 데에는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현정권의 무능함 때문이었다"며 "그리고 이런 경우는 역사 속에서 계속 반복된 것이다. 베트남에서의 미군 철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건강한 민족 세력에 의한 민주정권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돈과 지원을 외부에서 해 준다할지라도 건강한 민주 독립정부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원리를 선교에 적용하기도 했다. 그는 "아무리 많은 외부 선교 지원을 한다고해도 건강한 내부자 기독교인들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교회를 세우지 못하게 되면 외부 선교사들의 엄청난 지원은 사실 거의 무의미한 것이다"라며 "지금 일부 선교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래서 건강한 내부인들이 생기게 하는 것이 성공적 선교의 관건이다. 건강한 내부자들이 스스로 자생하고 배가 할 수 있게 돕는 방법에 대해서는 퍼스펙티브스 13,14과에 잘 나와 있다"고도 했다.

한 선교사는 "탈레반 정권이 어떤 정책을 들고나올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서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 시점에서 이전과 같이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을 펼지 아니면 개방정책을 펼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라며 "이슬람 근본주의 신학생들에 의한 민족 저항 운동으로부터 시작된 정권이라 그 정체성을 내려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변화된 국제 관계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간섭하심과 많은 기도가 요청된다"며 "올 여름에서 국제적으로 국내적으로, 정치적으로 교회적으로, 세상적으로 우리 각자의 가정적으로 기도할 제목들이 많이 있다. 소용돌이 가운데 있는 작지만 복음을 껴안고 생존의 위협 앞에서도 담대하게 믿음을 지키는 아프간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선교사는 " 아프간의 기독교인들 중에 토착적인 기독교인들도 있지만 외부 선교사와 연결되어 있다는 말은 미국과 연결되어 있다는 말인데, 이 경우 탈레반의 표적이 된다"며 "탈레반의 입장에서는 미국에 협조하여 유익을 얻은 집단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아마 미군이 철수할 때 많은 기독교인이 함께 나오게 될 수도 있다. 철수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토착 교회들이 잘 생존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아프간에서 직접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들은 거의 없지만 연관되어 사역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과 연결된 아프간의 성도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