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삶을 통과한 말씀이 좋은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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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김재건 기자
목회자에게 좋은 설교란… SNS 통해 밝혀
김동호 목사 ©유튜브 ‘날기새’ 영상 캡쳐

유튜브 채널 '날마다 기막힌 새벽'(이하 날기새)를 운영 중인 김동호 목사가 설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눴다. 김 목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 설교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평생 설교하며 살아왔지만 설교에 대한 강의 부탁을 받으면 가능한 한 사양하려고 했었다"며 "제법 많은 강의를 했지만 설교에 대한 강의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제일 자신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었다"고 운을 뗐다.

김 목사는 이어 "신학교 때 설교학을 배웠지만 지내놓고 보니 난 배운대로 설교하지 않았다. 내 식을 만들고 내 식대로 설교를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난 설교를 예수 믿고 사는 이야기로 풀었다. 그냥 이야기가 아니라 믿고 사는 이야기. 우리 시대만해도 설교는 웅변이었다. 열변을 토하는 설교 때문에 대부분의 설교자들은 목이 쉬어 있고 상해 있었다. 그 쉰 목소리를 우리는 홀리 보이스라고 불렀었다. 내 설교는 그냥 이야기였다. 그런 식으로 설교하다가 설교학 과목 낙제할 뻔 했었다. 지금은 설교학에서도 스토리텔링 이라는 이야기들을 하는 모양인데 그 땐 그렇게 설교하는 것이 좀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였었다"고 했다.

설교를 예수 믿고 사는 이야기로 정의한 그는 "설교 시간에 집안 이야기, 특히 아이들 이야기가 많았다"며 "당시에는 설교에 금기로 여겨지던 부분이었다. 아들 이야기, 손주들 이야기. 아이들이 싫어할 법도 했었는데 다행히도 아이들이 많이 봐 주어서 설교할 수 있었다. 큰 아이가 한동대 입학했을 때 선배들이 우리 아이를 보고 '니가 걔냐?'라고 물었을 정도였다. 우리 큰 손녀 민희가 어렸을 때 미국의 어느 마켓에서 한국 교인 한 분을 만났다. 내가 민희를 데리고 있는 것을 보시고 한 말씀이 재미있다. '애가 그 유명한 민희에요?'"라고 했다.

김 목사는 말씀이 삶을 통과했을 때 좋은 설교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설교에는 반듯이 그로 인한 좋은 삶의 열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목회도 마찬가지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Buffet just for God'라는 제목으로 14번인가 17번인가를 설교한 적이 있었다. 하나님이 좋아하실만한 사역을 하나 하나 설교하는 것이었는데 설교가 끝날 때마다 선교회가 생겨났었다. 학원선교, 군선교, 교도소선교, 해외선교 등등 설교 때문에 생겨난 일과 사역이 꽤 많았었다. 일을 하면 힘도 들었지만 손해도 많이 봤지만 마음 고생도 제법 해야 했지만 기뻤다. 보람이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설교 때마다 그 이야기가 자주 반복되곤 했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내 설교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았다"며 "특히 많은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다. 거의 한 번도 반박하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설교 스타일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했다.

날기새 설교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김 목사는 "많은 기도와 연구가 뒷받침 된 탄탄한 설교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난 날기새 설교를 보리떡 설교라고 부르곤 했었다"며 "그냥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과 생활이라고 하는 모래톱을 통과해 흘러나온 물 같았다. 그리고 지 버릇(?) 남 못줘서 날기새 때문에 생겨나고 시작된 이런저런 사역과 일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점점 커지기 까지 하고 있다. 다시 신나기 시작했다.신이 나니 설교 때마다 그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날기새 편집을 하고 있는 둘째가 참다 참다(?) 브레이크를 걸었다. 어제 올린 날기새 설교 드디어 편집 당했다. 요즘 한 참 필이 꽂혀 있는 에스겔 바자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짤라 놓곤 애비 섭섭해 할까봐 전전긍긍 괜찮다. 잘했다. 이야기 해 주었다. 앞으로도 아버지 흥분해서 지나치면 네가 브레이크를 걸어라. 아버지도 좀 절제하마. 그러나 식과 스타일 통째로는 못 바꾼다. 그거 바꾸면 아버지 설교 못한다 은근슬쩍 공갈(?)도 쳐 놓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날기새는 이제 정점을 찍은 것 같다. 조금씩 하강국면에 접어 들었다. 조금 섭섭한 마음이 있지만 당연한 일이다. 나이들어 늙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듯 날기새 나이들어감도 당연하게 받아 들여야 하리라. 그래도 한 명의 구독자가 남아 시청을 하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 한 사람을 위하여 또 나를 위하여 끝까지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해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