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인센티브 오늘 공개… '기대 반 우려 반'

사회
식품·의료
편집부 기자
press@cdaily.co.kr
접종 완료자 대상 사적모임 완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첫 날인 26일 서울 노원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원 종사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노원구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사적 모임 금지 조처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26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여당의 백신 인센티브 방안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보였다. 그러면서 모두 백신 접종 신뢰도 제고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예방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세부 방안을 논의한 후 정례브리핑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그간 관계부처와 논의를 거쳐 인센티브 안을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더불어민주당 백신·치료제특별위원회(특위)도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 등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방안을 전달했다.

예방접종 완료자는 백신별 권장 횟수를 모두 접종한 후 2주가 지난 경우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확진자 밀접 접촉이나 출국 후 귀국 시 2주 격리 등을 면제하고 있다. 6월1일부턴 입소자와 면회객 중 한쪽이라도 예방접종을 완료했다면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접촉 면회를 허용하기로 했다.

접종 인센티브에는 우선 고령층의 경우 경로당,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서울 구로구는 다음 달 1일부터 백신 1차 접종자에 한해 경로당을 개방한다고 발표했는데, 이와 유사한 인센티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접종 확대 시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사적 모임 금지 제한 완화도 나온다. 이와 함께 집합금지 규제나 운영 시간 제한, 문화·체육시설 입장 제한에 예외를 두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시설을 대상으로 한 방역 완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5일 오후 개신교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오는 7월부터 백신 접종자에 한해 종교행사 시 방역수칙을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집단면역 형성 상황을 고려해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이른바 '백신 여권'의 경우는 다른 국가들과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사용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국가 외국인 등에 한정해 국가 간 협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백신 특위 위원장인 전혜숙 최고위원은 "백신 수급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제는 접종률을 어떻게 높일지가 과제"라며 "백신접종자 자가격리 면제, 집합금지 규제 면제, 오후 10시 이후 출입제한 면제, 문화·체육시설 자유 입장 등 (백신 인센티브)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여당의 백신 인센티브 도입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시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6월3일 예약이 마감하는데 예약률과 접종률을 끌어올리려면 이 같은 인센티브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6월 말까지 누적 130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치게 되면 방역을 조금 완화하더라도 한숨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과 접종 후 이상 반응 우려, 정부가 이상 반응이 생겨도 잘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믿음이 퍼진 상황에서 이를 상쇄할 만한 인센티브인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60~74세 고령자 위탁 의료기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예약률은 58.2%다. 연령대별 예약률은 지난 6일부터 예약을 한 70~74세는 67.7%, 10일부터 예약이 진행된 65~69세는 62%다. 가장 늦은 13일부터 예약을 받은 60~64세는 50.3%의 예약률을 보인다.

6월3일까지 열흘간 접종 예약이 이어지는 만큼 예약률이 더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에 내놓는 백신 인센티브를 통해 고령층을 시작으로 접종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령층이 왜 접종에 선뜻 응하지 않는지를 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을 시작으로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센티브를 내놓는 것인데 변죽만 울리고 있다"며 "고령층 접종 예약률이 낮은 이유는 백신에서 비롯된 불안감 때문이다. 접종 의향이 왜 낮은지부터 파악한 후에 그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인식 조사에서 지난 3월보다 6.6%포인트 줄어든 61.4%가 예방접종을 받겠다고 답했다. 19.6%는 예방접종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는데,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복수 응답 가능)로 이상 반응 우려(84.1%), 백신 효과 불신(66.8%), 백신 선택권 없음(44.8%) 등을 꼽았다.

만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만큼 실제 접종 대상인 60~74세의 인식 조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수가 이상 반응 우려에 답한 점에 대해선 여전히 곱씹어볼 대목이라고 봤다. 또 정부와 방역 당국이 이 같은 우려를 줄일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 교수는 "인센티브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지금과 같은 우려와 불신을 줄일 수 없다"며 "백신에 대한 불신을 줄이고 이상 반응이 나왔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보상하겠다는 체계를 만들고 접종해도 안전하다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인센티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 신뢰도"라며 "얼마 전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진행한 '60세 이상 예방접종 필요성 특집 브리핑'과 같은 발표를 지금보다 더 자주, 상세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백신 #접종 #인센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