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기소’ 이성윤… 文정부 검찰 황태자에서 피고인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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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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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외압 의혹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한때 문재인 정부의 '검찰 황태자'로 불렸던 이 지검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전락하면서 그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 기소했다. 대검찰청(대검) 산하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권고 결정을 내린지 이틀 만이다.

수사심의위는 지난 10일 대검 회의실에서 이 지검장 기소 여부 등을 논의하는 현안위원회를 개최하고 표결을 거쳐 그를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검은 전날 수원지검의 이 지검장 기소 방침을 승인했다.

당시 심의에는 양창수 위원장과 무작위로 추첨된 현안위원들 13명이 참석했다. 이들 중 8명은 이 지검장 기소에 찬성했고 4명은 반대했다. 1명은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들은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계속 여부에 대해서는 13명 중 8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더 이상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심의에서 이 지검장과 검찰 양 측의 의견을 들은 위원들은 이미 이 지검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검찰 내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 지검장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찰 내 요직을 두루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2017년 7월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이 지검장은 검찰 요직인 대검 형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하는 등 검찰 내 대표적인 '친 정권 성향 검찰'로 꼽혔다.

이 지검장은 현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취임한 이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및 '조국 전 장관 아들 인턴 증명서 위조 사건' 등 정권을 겨냥한 민감한 사건들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관련 사건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수사팀 구성을 요구하는 등 윤 총장과 대립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문재인 정권에서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의혹 등 관련 기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결국 최종 후보로 지명되지는 못했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이 직접 소집을 요청한 수사심의위가 기소를 권고하고 실제 검찰의 기소로 이어지면서 피고인 신분이 된 이 지검장의 향후 행보도 불투명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친 정권 성향인 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유임하거나 대검 차장(고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요직에 남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자신이 몸 담은 조직인 검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고 직접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면서 이미 검찰 내부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기 검찰총장 최종 후보로 지명된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후보자가 총장으로서의 최우선 과제로 '조직 안정'을 꼽은 만큼 이 지검장의 검찰 내 입지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임 총장으로서 내부 안정을 도모하려는 김 후보자 입장에서도 검찰 내부의 신임을 얻기 위해 수사외압 의혹 등을 받는 이 지검장과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검장은 이날 기소 직후 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수사과정을 통해 사건 당시 반부패강력부 및 대검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으나 결국 기소에 이르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당시 수사외압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향후 재판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밝히고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명예회복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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