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온 천하를 얻고 생명을 잃는 자 되지 말라

오피니언·칼럼
설교
홍석균 목사

본문 : 누가복음 12장 13~21절

예수님은 그의 공생애에서 만나는 모든 사건과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셨다. 주변을 통해 본질을 말씀하셨고 사물을 사용해 진리를 전하셨다. 본문의 앞에 내용에서도 예수님은 표적을 말하는 것 같지만 회개를 촉구하셨고, 정결규례를 말하는 것 같지만 외식에 대해 경고하셨다. 오늘 본문도 유산분배로 접근하지만 다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본문은 한 사람이 형과의 유산분배를 해결해 달라고 예수님께 요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모세오경에 보면(민27:10-11) 형제의 유산은 장남이 2/3, 차남이 1/3을 나누게 되어있다. 그런데 13절에 한 사람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아 형이 재산을 공평하게 분배하지 않은 것 같다. 그때 예수님은 피해자일 법한 그에게 이렇게 답변하신다.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15절). 예수님은 겉으로는 그가 공정한 유산분배를 요구하는 것 같지만 중심에는 탐심이 있다고 지적하셨다. 예수님의 그 지적은 비유를 통해 더욱 구체화 시키셨다. 한 부자가 소출이 많아서 생각하기를 곡식을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지금 곳간을 허물고 더 큰 창고를 짓고자한다. 이때 이 부자의 중심에 무엇이 있다고 말씀하시는가? 반복되는 단어를 보면 알 수 있다. 18절에 내 곳간, 내 곡식과 물건, 19절에 내 영혼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 부자의 중심에 ‘자기’(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곡식을 주신 하나님에 대한 감사나 궁핍한 처지에 있는 이웃에 관한 관심은 전혀 없다.

오늘날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께서 재화를 주시면 “내 집, 내 땅, 내 돈”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 ‘자녀는 누구의 것입니까? 하나님의 것입니다. 직장은 누구의 것입니까? 하나님의 것입니다. 건강도 누구의 것입니까? 하나님의 것입니다.’라고 하면 “아멘“이라고 한다. 그런데 당신의 지갑에 있는 돈은 누구의 것입니까? 결정적인 순간에는 다 자신의 소유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은 물질의 주재권이 하나님께 속했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는 진정한 회심은 돈지갑의 회심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소유의 주재권이 자신이라고 여기는 자들, 특히 오늘 본문에 나오는 부자가 전혀 계산에 넣지 못한 변수가 있다. 20절에 보면 생명을 오늘 밤에 도로 찾아가신다고 하신다. 이 변수 앞에 소유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이 깡그리 무너지게 된다. 저희 아버님의 친구가 계셨다. 그분은 300억대 중견기업의 자산가였다. 그렇게 돈이 많으니 오로지 그의 목적은 있는 돈을 어떻게 다 쓰고 가느냐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건강을 챙기셨는지 모른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하고, 매일 건강식품도 챙겨 드신다. 1년에 한 번 꼭 전신에 암세포가 있는지 확인하는 pet-cp를 찍으신다. 그런데 50대 중후반에 갑자기 췌장암이 찾아왔다. 그래서 급히 서울로 오셔서 큰 병원에서 모든 돈을 줄 테니 나를 고쳐 달라고 요청했다. 최고의 의료진과 의약품이 동원됐다. 그러나 호전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그만 6개월 만에 돌아가셨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아무리 집을 짓고 재산을 불려가고 건강을 챙긴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가져가시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우리의 인생임을 기억하시길 바란다. 주님은 오늘도 내 곳간, 내 곡식, 내 영혼이라고 외치는 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20절).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의 결단이 필요하다. “자기를 위하여 재물을 쌓아 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한 자가 이와 같으니라”(21절). 이 말씀은 하나님께 부요한 자가 되라는 것이다. 하나님께 부요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극한 작은 자에게 베푸는 것이다. 마태복음 25장에 보면, 오른쪽 무리에 선 자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고 말씀하신다. 그 이유는 그들은 내 형제가 나그네 되고 헐벗었을 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청년들을 돌보다 보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약하고 가난한 자들을 섬기는 청년들이 의외로 많다. 그 청년들의 삶이 녹록지 않다. 그런데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섬긴다. 또 성도님들 중에 자신의 형편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성도들에게 고구마며, 옥수수를 몰래 주시는 분이 계신다. 아무런 대가나 계산 없이 섬기신다. 하나님이 그들의 섬김을 반드시 기억해 주실 것을 믿는다. 우리는 재산이나 계산능력을 자랑하면 안 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재화를 주실 때 얼마나 모았느냐보다 어떻게 사용했느냐를 물으실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재화를 올바르게 사용하면 하나님께서 더 많은 것을 맡기실 것이다. 또 그 맡기신 것을 베풀면 더 많은 축복을 주실 것이다. 우리가 탐심을 물리치고 이러한 재화를 잘 사용해서 축복의 선순환이 있길 축복한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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