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익숙하면 안 돼, 힘들어도 함께 모여야”

교회일반
교단/단체
황지현 기자
jhhwang@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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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국 선교사, 25일 ‘한국교회 사순절 회개기도회’ 설교
유병국 선교사(WEC 국제선교동원)가 한국교회 사순절 회개기도회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온누리교회 유튜브 영상 캡처

온누리교회 주최 ‘한국교회 사순절 회개기도회’ 넷째날인 25일 유병국 선교사(WEC 국제선교동원)가 ‘하나님의 교회(행 12:24)’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유 선교사는 “본문이 기록된 당시의 상황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었다. 로마 압제하에 있었고, 유대인들은 기독교를 몰살시키려고 결사적으로 방해하고 핍박했다. 흩어진 성도들은 온갖 조롱을 받으며 죽임을 당했다. 정상적이면 하나님의 교회, 기독교는 없어져야 했다. ‘하나님의 말씀은 흥왕하여 더하더라’는 말씀은 굉장히 역설적이다. 본문에 중요한 단어 하나가 한국 번역에선 거의 빠져 있는데, 접속사 ‘But’이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흥왕하여 더하더라는 뜻이다. 그 상황과 정반대의 말, 상황을 훨씬 뛰어넘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교회는 계속해서 성도가 늘어나고 계속 확장된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사역지에 나가지 못하고 한국에서 지금 한국교회에 일어나는 상황을 보고 있다. 이 코로나 사태에서 가장 피해가 심했던 사람들이 소상공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저는 생각이 다르다.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은 교회다. 왜 교회가 피해를 입었나? 비대면예배, 여기에 암초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일하는 선교단체는 영국에서 시작된 국제단체이다. 20년 전에 영국인을 대상으로 종교에 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0명 중 90명이 그리스도인이라고 답했다. 그 90명 중 5%만이 정기적으로 주일에 예배를 나간다고 답했다. 제가 속한 단체가 20년 전엔 영국인이 550명쯤 됐는데, 지금은 70%가 없어져 버렸다. 왜 없어졌을까? 교회에 나오지 않고 예배가 이뤄지지 않고 모임이 없어지고, 선교에 도전할 기회도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대면예배가 어떻게 보면 편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모든 성도님, 목사님들에게 호소한다. 여기에 익숙하면 안 된다. 우리는 힘들어도 함께 모여야 한다. 이 험한 세상을 함께 살기 위해선 악착같이 모여서 다른 사람의 얘기도 듣고 내 얘기도 나누고 함께 기도해야 한다. 여기서 선교도 이뤄지고 역사가 일어난다. 한국교회의 비대면이 서구교회가 수십 년 동안 겪어왔던 이 경험들을 짧은 시간 동안 합법적,공식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줘버렸다. ‘주일날 교회에 꼭 안 가도 되더라’가 좋은 게 아니다. 부탁한다. 악착같이 기를 쓰고라도 모여야 한다. 그래야 이 험한 세상을 이길 수 있고 그래야 선교할 수 있다”며 “코로나가 한국교회에 준 보이지 않는 가장 심각한 데미지가 비대면”이라고 했다.

이어 “또 한 가지 피해는 코로나를 확산시키는 그 중심에 계속 교회가 나타났다. 1차 대유행 때 나타난 신천지가 교회가 아닌데 방송은 늘 신천지교회라고 했다. 2차 대유행이 교회와 연결되면서 사람들은 분노를 교회에 쏟아내기 시작했다. 3차는 구치소에서 나오는 것 같더니 한 선교회가 등장했다. 뉴스를 보면서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향해 쌍욕을 하는데 저는 아무 말을 못했다. 한국의 비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종교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불교 약 41%, 천주교 약 37%, 개신교 약 9%가 나왔었다. 지금은 개신교 호감도가 그보다 훨씬 더 내려갔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하나님의 이름이 이방인들 가운데 조롱을 받게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생각하면 억울한 면이 있지만, 세상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우리는 지금 영적 전쟁을 치르고 있다. 사찰발, 성당발이 정말 없었을까? 물론 지혜 없이 한 교회들도 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의 교회들만 이렇게 세상에 몰매를 맞는가. 영적인 전쟁인데, 우리는 전쟁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유 선교사는 “목사님들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앞으로 한국교회가 어렵겠다, 전도가 되겠냐고 한다. 사탄은 테러를 가하듯이 우리를 겁나게 한다. 사탄은 우리에게 ‘한국교회 어려울 거야, 오래 못 가, 한국교회가 썩었어, 한국교회 전도 꿈도 꾸지마, 길에서 맞아 죽어’. 우리를 향해 참소하며 기를 팍 죽인다. 직장에 나가서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담대하게 말할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가.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나? 우리를 숨도 못 쉬게 하는 사탄이 이렇게 잡아놨다”고 했다.

그는 “며칠 전 이 새벽예배 설교를 부탁받고, 기도하는데 40년 전에 경험한 이야기 하나가 환상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영국 유학생 시절 돈이 없어서 귤을 사 먹을 돈이 없었다. 어느 날 과일가게 옆에 곰팡이가 피고 썩은 귤 상자가 열 개가 넘게 널브러져 있었다. 주인이 한 상자 값만 내고 다 가져가도 된다고 해서 돈을 내고 귤 상자를 집에 싣고 와서 가족, 친구와 함께 귤을 분류했다. 그런데 버려진 귤 상자 속에서 흠도 없고 티도 없는 완전한 귤이 여섯 상자가 나왔고, 완전히 썩은 건 두 상자 밖에 안 나왔다. 나를 봐도 그렇고 한국교회를 봐도 썩은 것 같다. 마귀는 그 많은 것 중에 조금 썩은 것을 보고 썩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상자 안에는 썩지 않고 여전히 싱싱하고 맛있는 귤이 훨씬 더 많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악한 세상, 패역한 세상에 그래도 썩지 않은 사람이 교회에 있다. 겉모습과 별개로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받은 하나님의 자녀들다.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 교회이다. 이 험악한 세상 구석구석 더럽고 손길 가지 않는 그곳에 친히 가서 궂은일을 하는 사람들이 다 교인들이다. 그런데 마귀는 그런 거 관계없이 교회가 썩었고, 목회자가 썩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를 위하여 목숨 걸고 일하는 목회자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평생을 목숨 걸고 일하는 선교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했다.

유 선교사는 “힘내셔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희망이고 소망이다. 어려운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데, 그냥 코로나가 아니라 심각한 영적인 도전을 받는 것이다. 그걸 놓고 기도하면 된다. 하나님의 교회는 망하지 않는다. 망할 수 없다. 우리에겐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 하셨다. 우리에겐 이 일이 너무 중요하다. 여기 주저앉아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주님을 바라보고 내 모습 이대로 쓰임 받기 원한다고 기도하고 승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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