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본 적 있다”는 탈북자, 2000년 이후 35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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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유진 기자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무관). ©유튜브 ‘자유북한TV’ 영상 캡쳐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 지역인 북한에서 성경에 노출되는 주민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새 보고서의 내용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발간한 ‘2020 북한 종교자유백서(White Paper on Religious Freedom)’에 따르면, ‘성경을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북한 주민이 2000년 이후 매년 4%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자들 중에 성경을 본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2000년 이전에 16명에서 2000년 이후 최대 559명까지 증가했으며, 이를 환산하면 35배에 달한다.

올해 인권정보센터는 북한의 종교 박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총1,234명에게 정보를 받아 1,411건에 달하는 박해 사례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종교 활동에 대한 처벌 수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7%가 ‘수용소에 보내진다’고 답했으며 38.6%는 ‘종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처벌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센터에 따르면 2014년 4월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기독교와 접촉한 사람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종교 박해는 더욱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로 인해 북한군은 중국 내에서도 기독교 신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색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기독교와 접촉한 주민들을 체포하기 위해 국가 안보부, 정찰총국, 중국 주재 대사관 직원들이 동원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 처형 당한 장면을 목격한 탈북자들의 증언도 함께 실었다.

한 탈북자는 죽임을 당한 기독교인 주민을 회상하며 “나는 그녀가 홀로 체포되었고 온 가족은 신앙을 위해 마을을 떠났다고 들었다”며 “그녀는 정치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았고 배설물이 새어 나오기 까지 맞았다”며 “그들은 물 한 방울 주지 않으면서 그녀를 말려 죽였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한국 미래 이니셔티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에서는 현지 또는 중국에서의 종교 활동, 종교 물품 보유, 종교인과의 접촉, 예배 참석, 전도 등의 혐의로 2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처벌을 당했다.

이 가운데는, 성경이나 종교 전단지를 가졌다가 적발되어 공개 처형을 당하거나, 전기가 통하는 작은 금속 철장에 갇히는가 하면, 기도책을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성경을 밀반입한 혐의로 처형을 당한 기독교인들도 있었다.

이니셔티브에 증언한 한 목격자는 공개 처형 당시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만큼 가까이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기독교로 개종한 또 다른 탈북 남성은 인터뷰에서 높이 3피트, 폭 4피트의 금속 철장에 갇혔으며 “전기로 가열된 4면 모두에 쇠창살이 있었다. 보통은 서너 시간밖에 버티지 못했지만 나는 12시간 동안 앉아 기도했다”며 “나를 구해달라고 하나님께 계속 기도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에 성경책을 담은 풍선을 보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 에릭 폴리(Eric Foley) 목사는 이런 핍박에도 “하나님은 북한에 성경을 들여올 방법을 찾고 계신다”며 “우리는 그분이 여시는 길에 놀랐다. 계속 기도를 부탁한다.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도록 기도해달라”고 미션 네트워크 뉴스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