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관 2명 “동성 결혼 인정 재고해야”

국제
미주·중남미
뉴욕=김유진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 ©pixabay.com
미국 연방대법관인 클래런스 토마스(Clarence Thomas)와 사무엘 엘리토 2세(Samuel A. Alito Jr.)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오버거펠 대 호지스(Obergefell v. Hodges)’ 판결을 법원이 다시 생각해 보도록 제안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두 대법관은 신실한 기독교 신앙 때문에 동성 커플에게 혼인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은 혐의로 고소를 당한 전 켄터키 카운티 서기 킴 데이비스(Kim Davis)의 항소를 법원이 기각한 데 대한 의견서를 지난 4일 발표했다.

독실한 오순절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데이비스는 허가증 발급 거부를 이유로 잠시 감옥에 투옥되기도 했다.

토머스 대법관은 의견서에서 그녀의 항소에 대해선 부인하면서도, “오버거펠의 결과를 극명하게 상기시켜 준다”면서 “수정헌법1조에 명시적으로 보호되는 종교적 자유 이익보다 새로운 헌법적 권리를 특권으로 선택했고,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법원은 그들만이 고칠 수 있는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판결은 2015년 6월 주에서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며, 모든 주가 동성 커플에게 혼인허가증을 발급하도록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결정은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신성한 제도’라고 믿어온 수많은 미국인들의 신념의 자유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새뮤얼 엘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2016년 사망한 안토닌 스칼리아 등 보수 성향의 대법관 4명은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 의견을 냈다.

토머스 대법관은 2015년에 이 결정이 종교적 자유를 위협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종교적 신념의 일부로 전통적 결혼을 지지하는 미국인들은 이제 “편협한 사람(bigots)”으로 부당하게 취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토머스는 “오버거펠 대 호지스 사건에서 법정은 동성결혼에 대한 권리에 대해 수정헌법 14조를 읽었지만, 그 권리는 본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이 입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이런 (기독교)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합의를 포함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머스는 “그러나 법원은 그 민주적 절차를 우회했다”면서 “더 나쁜 것은 동성결혼에 대해 진심으로 종교적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 ‘고상하고 고결하다’는 사실을 잠시 인정했음에도, (…) 계속해서 법원은 이러한 믿음이 편합한 세계관을 옹호한다고 제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킴 데이비스 사건과 관련, “법원의 종교에 대한 무신경한 대우의 첫 번째 희생자 중 하나일지 모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오버거펠로 인해 결혼과 관련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차별금지법의 영향이나 오버거펠과 충돌하지 않고선 사회 참여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머스는 마지막으로 “오버거펠 판결은 ‘종교적 반대를 하는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렸고, 법원과 정부는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결혼이라고 믿는 신자들을 편협한 사람으로 낙인찍음으로써 그들의 종교적 자유를 훨씬 쉽게 무시하도록 만들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