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그림공개, 독학으로 그린 그림 '수준급'

"나를 정글에 던져보자는 마음으로 프랑스에 갔다"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의 그림실력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SBS '강심장'에서 출연한 김기덕 감독은 "해병대 제대 후 미래가 막연해졌다. 거리에서 그림만 그리다 보니 나 자신이 점점 초라해져서 과감하게 나를 정글에 던져보자는 마음으로 프랑스에 갔고 그곳에 정착해 그림을 그렸다"고 전하며 당시 자신이 그린 그림과 조각 작품을 소개했다.

김 감독은 "프랑스에 갔을 때 초기에 프랑스의 억압받는 사람들, 뭔가 성공을 위해서 간 사람들의 이미지들, 거기서 새벽에 청소하는 흑인들, 그리고 아랍인들, 도둑으로 오해받는 집시들 이런 분들의 이미지를 계속 그렸다"며 묶여 있는 손목을 그린 유화를 설명했다.

 
▲ 김기덕 감독이 프랑스 갔을 당시 초기에 그의 눈에 들어 온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의 이미지. ⓒSBS 강심장 방송 캡쳐
 
▲ 패배감이 많을 때 자신의 이미지를 조각 작품으로 표현했다고 김 감독은 전했다. ⓒSBS 강심장 방송 캡쳐
그는 나무를 칼로 깎아 만든 조각 작품을 소개하며 "패배감이 많을 때 제 자신의 이미지이다. 제 자신을 괴롭히는 뱀이 귀로 들어가서 머리로 깨고 나오는 이미지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이미지죠"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유화)그림에도 보면 빨간색, 파란색이 꼭 들어가 있다"며 "또 요한계시록의 한 페이지가 꼭 들어가 있어요. 한국 사람이라는 것, 요한계시록이 우리의 미래라는 것. 여러 가지를 압축한 이미지가 그 당시 나를 지배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집시소년, 흑인, 청소부, 예수님 이미지, 억압. (이런 소재로)그 당시 그렸는데 33살 때 20점을 그렸다"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스튜디오에 저 자신을 가뒀다. 자꾸 나가면 게을러서 나가면 (그림이)안되니까 물감과 캔버스만 사가지고 들어가서 먹을 것만 넣어 달라 해서 완성했다"고 과정을 전했다.

▲ 33살때 프랑스에서 그린 미술 작품을 소개한 김기덕 감독.ⓒSBS 강심장 방송 캡쳐

이어 그는 "(이 그림들을 메고)유럽의 각 도시를 돌며 전시했다. 터키부터 핀란드까지 기차여행하며  제 자신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주고 자유로운 실력으로 저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고 독학으로 그림을 터득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김 감독은 "제대로 학교를 다닌 적 없다. 폐차장이나 단추 공장 등을 전전해 열등감이 많았다. 또래들에게 비교되는 게 싫었다. 그러다가 무작정 프랑스로 넘어가 기차에서 먹고 자며 거리에서 많은 걸 배웠다. 32살에 '양들의 침묵', '퐁네프의 연인들', '연인' 등의 작품을 보니 참 쇼킹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1995년 '무단횡단'으로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1996년 영화 '악어'로 영화계에 데뷔,'야생동물 보호구역','파란대문','섬', '실제상황', 사마리아'등 작품을 연출했다.

그는 이날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를린, 베니스는 아무나 갈 수 없는 영화제다. 하지만 저는 10회 이상 갔다. 제가 한국 최고 기록"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영화 '피에타'의 배우 조민수, 이정진과 그룹 카라의 구하라와 한승연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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