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文의장 "MB·朴 사면 겁내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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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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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기자회견서 文대통령·여당에 '통합'의 정치 주문
문희상 국회의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20대 국회와 함께 33년 정치인생을 마무리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177석의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통합의 정치를 당부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와 관련해 "사면을 겁내도 되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역정에 마침표를 찍게 된 소회를 밝히는 자리에서 "이번 21대 국회가 과감히 통합의 관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는 물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문 의장은 "모든 집권자들이 초장에 대개 적폐청산을 갖고 시작한다"며 "그런데 시종일관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정치보복의 연장이라는 세력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면 개혁 자체의 동력이 상실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문 의장은 "그것(사면)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 판단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그런데 그분(문 대통령)의 성격을 미뤄 짐작컨대 민정수석 때의 태도를 보면 아마 못할 것이라고 생가한다"고 했다.

임기를 2년 남긴 문 대통령에게는 "초심만 변치 않고 그대로 하면 된다. 그분은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야당 당사를 전부 방문했다. 그런 마음을 지금은 왜 못가지겠나. 더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여야정협의체를 왜 못만들겠나. 이럴 때일수록 더 만들어야 한다. 밀어붙일 생각하지 않고 합의를 도출하려는 생각을 하면 이럴 때보다 통합의 적기는 없다"며 "오만에 의해 하루아침에 몰락한 열린우리당의 경우를 보지 않았나. 수많은 사람이 당선돼도 어느 순간 궤멸하는 말 실수로 분열을 자초하고 망하는 지리멸렬을 많이 봤다. 오히려 지금은 통합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단이 선출되면 6월은 통합으로 잡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을 다 (청와대로) 초청하고 (각 당) 원내대표를 초청해서 만나고 여야정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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