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트랜스젠더 정책 반대하던 英 성공회 주교 사임… 성공회는 "다양성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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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현 기자
shnoh@cdaily.co.kr

 

존 파커 영국 성공회 주교 / 출처 = Christian Concern

 

 

학생의 성전환과 관련해 학교와 분쟁을 겪은 영국성공회의 한 주교가 학교 감독직과 성공회 사제직에서 물러났다고 영국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투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학교는 영국성공회 산하 초등학교들 중 하나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학교의 감독이었던 존 파커(John Parker) 주교는 다른 감독들과 학생의 성전환에 대해 다른 학생들이나 부모들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하는 이 학교의 리더십의 접근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는 자신들의 이의 제기가 반복적으로 무시당하자, 영국에 소재한 기독교 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에 법률 자문을 구했다.

이 내용을 학교에 전달했지만, 주임교사는 트랜스젠더 학생의 한 부모가 아이가 공식적으로 자신의 성전환에 대해 알리기 전까지는 다른 부모들에게 알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3월 감독들에게 통보했다.

주임교사는 교육부와 영국성공회 교육부 모두 학교는 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 평등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권고해왔다고 주장했다.  

감독들은 학교의 직원 교육이 성소수자(LGBT) 지지 단체인 머메이드에 의해 실시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해들었다.

그리고 교육이 이뤄지는 동안, 기독교법률센터는 학교가 학생의 성전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널리 알려야 할 필요가 없으며, 단지 주임교사와 학생의 담임교사 그리고 목회자와 운동 교사에게만 제한적으로 알리면 된다고 직원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감독들에게는 학생이 성전환수술을 이미 시작한 후에만 알리면 된다고 했다.

파커 주교는 성전환에 대해 알릴 때도, 화장실이나 라커룸 같은 시설 사용을 포함해 학교에서 합의된 절차나 정책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학교의 이러한 성전환 문제 처리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표명할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커 주교는 "더이상 학교가 진실을 말하는 기독교적 장소가 아니라 두려움과 협박의 장소라고 느꼈다"면서 "머메이드 훈련 과정에서 이것이 더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파커 주교는 "학교의 기독교 정신과 상당수 부모들이 자신들의 신념과 일치하는 기독교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 자녀를 영국성공회 학교에 보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이슈를 민감하게 다루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기독교법률센터는 자녀들이 자신의 성전환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학교에서 이들에게 두 권을 읽도록 제공했는데, 소녀처럼 옷을 입는 소년에 대한 책인 'Big Bob, Little Bob'과 파란색 크레용이 되기를 바라는 빨간색 크레용에 대한 이야기인 'Red: A Crayon's Story'였다고 밝힌 바 있다.

기독교법률센터의 대표인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는 "이것은 별개의 사례가 아니며, 아무 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면 점점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학부모들은 이러한 이념적 운동이 학교에서 가르쳐지지 있는지 알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머메이드 같은 조직들로부터 학교에 실제적인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믿는다"며 "그들은 새로운 이데올로기적 폭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어떤 의견불일치도 표현해서는 안 되며 표현하면 처벌된다"고 우려했다. 

또 "성과 성별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치료를 찾는 아이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고통당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우리의 자녀들인데,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것은 친절이 아니라 잔인함이다. 이제 멈춰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영국성공회는 100만 명의 자녀들을 돌보아야 하는데, 교회가 하나님이 부여하신 임무를 실행하는데 심각하게 실패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국가적 이데올로기를 교실에 받아들이고 인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영국성공회의 메시지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영국성공회가 너무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교회의 각성과 행동을 요청했다.

하지만 영국성공회 첼므스포드 교구 교육담당 디렉터인 팀 엘본(Tim Elbourne) 주교는 "영국성공회 학교들은 학생들이 모든 종류의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양성하는 포용적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의 학교들은 2010년 도입된 평등법의 법적 요구사항들을 준수해야 한다"며 자신들의 지금과 같은 정책을 변경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또 "게다가 영국성공회는 2017년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정책을 통해 영국성공회 학교들에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특정 아동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성소수자 옹호 단체인 머메이드는 영국성공회의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을 소중하게 여기라' 정책에 왕따 방지 관련 리소스를 제공하는 단체로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