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칼럼] 예수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박상도 서울여대 교수 ©JEM
안녕하세요?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일본을 위해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섬기고 계시는 동역자님들께 이렇게 인사드리게 된 것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불신자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싸인 경북 포항에서 고등학교까지를 보내고 상경했습니다. 저녁노을이 포항 앞바다 위에 풀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뱃고동소리라도 들을 때면 마음이 아련해지고 무의식 가운데 절대자를 의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때의 저의 깊은 내면은 열등감과 비교의식으로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자신에 대해 집착하고 남의 눈치를 보고 사람을 두려워하며 평안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내가 누구인가?」 「왜 살아야 하는가?」하는 해결되지 않는 실존적 질문 앞에 고통받는 자였습니다.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것에 의미를 느낄 수 없었던 저는 허무주의자였고 비관주의자였고 인생의 패배자였습니다. 도피처를 찾지만 발견하지 못하는 저에게는 참된 안식처가 필요했고 어느 봄날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무덤가에 누워 하품을 하는 동네 개를 부러워하기도 했던 진정한 삶의 행복을 모르던 자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대학생 시절 선교단체를 통해 구원받게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또 부활하셨다는 십자가의 복음은 저를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내면에 밀려들어 왔을 때 저는 오랜 방황을 마치고 참된 안식과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대학 2학년 때 예수님이 베드로를 제자로 부르시며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눅 5:10)는 말씀을 통해 일본선교의 사명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캠퍼스에서 복음을 전하며 선교단체에서 13년간 훈련을 받았습니다. 성령의 능력으로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게 하겠다(행1:8)는 주님의 약속의 말씀을 마음속에 붙들게 되었습니다.

일본복음선교회를 알게 된 것은 선교단체를 그만둘 무렵인 90년대 후반입니다 동경으로 단기선교를 갔는데 이때 저는 말할 수 없는 큰 은혜를 체험했습니다. 단기선교의 목적으로 참가했지만 하나님은 저의 내면에 큰 치유의 역사를 체험하게 하셨고 일본선교에 대한 비젼을 더욱 분명히 해 주셨습니다. 단기선교를 계기로 JEM과 인연을 맺고 목요집회에 참석하고 같이 합숙도 하면서 기도하고 섬겼습니다. 이때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02년 일본복음선교회 선교사로 간사이 지역으로 파송을 받았습니다. 저는 오사카대학에서 박사과정 공부를 하면서 오사카스이타성서복음교회에 출석하며 협력사역을 했습니다. 저의 주된 사역은 학교에서 공부하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일본교회를 이해하고 일본교회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을 배우는 큰 은혜가 있었습니다.

7년 동안 오사카에서 있으면서 하나님은 제게 많은 은혜를 주셨습니다. 일본인과 일본교회를 이해하게 하시고 선교의 현실을 겪으며 목도하게 하셨습니다.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교적 현실을 직면하게 하시고 하나님을 의지하여 사역을 하는 실제적인 훈련을 받게 하셨습니다. 제가 깨달은 여러 진리 중에 하나는 선교에 대한 열정과 자세만큼 본국에서의 사역의 지원과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선교지에서 선교사가 왕성한 사역을 한다고 하더라도 본국과의 협조체제가 결여되어 있으면 효과적인 사역을 하기 어렵습니다. 선교사는 본국에 주기적으로 선교보고를 하여 본국의 교회에 선교마인드를 일깨워야 하고 본국은 선교사의 필요를 늘 살피고 기도하며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는 비단 선교사와 파송교회 및 파송단체의 관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형태로든 선교사는 본국의 후방지원을 등에 업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선교는 왜 필요할까요? 이러한 질문을 가끔 접하는데 「선교의 필요성」안에 그 대답이 다 녹아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필요성의 문제도 머리로 아는 것과 지식으로 아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아는 것은 다릅니다. 가슴으로 알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체험이 필요합니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우리가 선교의 필요성을 알려고 한다면 남이 말해주는 필요성을 듣고 깨닫는 것보다 직접 현지에 가서 그 사람들이 왜 아픈지, 왜 불쌍한지, 왜 구원이 그토록 필요한지, 그들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체험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영원한 지옥불로 향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하나님의 마음과 내 마음이 동화될 때 우리는 자발적인 선교를 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다만 「일본」이라고 하는 부분은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에게 특별한 인연을 맺게 하신 섭리가 있는 부분이이라고 여겨집니다. 결혼하신 분들은 배우자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하실 겁니다. 일본선교에 대한 사명은 내게 두신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는 철저히 개인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사명이 제시되고 또 여러 과정을 거쳐서 그 사명이 더 분명해져 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직 이 사명이 분명치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인내하며 소망가운데 기도해 나가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음으로 양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을 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부터는 일본어 성경공부를 시작했는데 캠퍼스 내에 성경공부 모임을 활성화시켜서 주님 주신 사명에 게으르지 않는 자가 되려고 합니다.

히딩크는 여러분도 아시듯이 월드컵 때 <아임 헝그리>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지요. 저의 마음속에도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나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존귀히 되는 것이 우선입니다.(빌 1:20) 그리고 이와 동일하게 일본에 흥황하게 생명의 복음이 전파되는 것입니다. 이 시대는 마지막 시대입니다. 주변의 자연재해, 기근, 전쟁의 현상뿐 아니라 사람들의 사랑을 잃어버린 마음의 상태(딤후 3:2)를 보아도 분명합니다. 이런 시대 우리가 다시 오실 주님을 소망하며 한마음으로 일본선교의 고귀한 사역을 이루어나가길 기도합니다.

박상도 서울여대 교수(일본복음선교회 이사)

출처 일본복음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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