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논평]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 국가안보와 직결됨을 인식하다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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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심(下級審)의 튀는 판결 바로 잡아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유만석 목사. ©기독일보DB

지난 27일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 거부’로 인한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심에서 ‘여호와의 증인’ 신자인 안 모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입영기피를 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조항은 2011년에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났고, 처벌의 예외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해당되지 않아, 이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며, 원심이 이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옳았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자들이 위 병역법 조항의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도출되지 않고, 유엔의 ‘자유권규약위원회’가 권고안을 제시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어떠한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는 것이다.

이는 대법원의 2004년 전원 합의체의 판결과 2011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무죄 판결을 내린 하급심에 대한 경종이요, 왜곡된 법리 적용을 바로잡는 지극히 타당한 판결이며, 또 하나의 확고한 판례이다.

본회는 지난 5월 12일 광주지방법원(형사 5단독 부장판사 최장석)의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그들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병역을 거부한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보도를 접하고, “판사의 법봉(法棒)이 국가안보를 무너뜨린다”는 제목으로 논평을 낸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사이에서 충돌할 때, 조화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라는 것과 ‘진지한 양심에 따라 집총을 제외한, 국방의무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보고, ‘병역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본 것이다.

물론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판결은 2004년과 2007년에도 있었고, 금년에만 3건의 무죄 선고가 있었다. 하급심의 무죄 선고 이유는 대략, 헌법에 의한 양심의 자유 보장을 병역법 보다 우선시 하고, 매년 600명 정도 되는 양심적 병역거부 자를 형사 처벌 하지 않아도 병력자원 수급에는 큰 손실이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남북이 천안함 피격과 목함지뢰 도발처럼 일촉즉발의 전쟁의 위험으로 치닫는 남북의 첨예한 대치상황과 살얼음판 위의 국가안보를 너무나 안이하게 생각하는 처사요, 국방의무에 대한 공정성과 정의를 상실한 법관의 인식이다.

자신의 특정 종교의 신념 때문에, 병역을 거부하는 것이 ‘양심적 병역 거부’라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수고하고 고생하면서 국민의 4대 의무인 ‘병역의 의무’를 다한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비양심적 세력인가? 병역의무는 국가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절대적 가치라는 것을 인정하는 국민이라면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의무다. 양심에 따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들의 양심이라는 것은 남들의 희생위에 기생하는 양심이라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특정 종교에 의한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 거부’로 규정하는 것이 맞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북의 첨예한 대치로 국가 안보를 위해 ‘국민 개병제도’를 택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정통적 종교에서 이단으로 단죄하고 있는 특정 종파의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 자를 ‘무죄’로 규정한다면, 소위 양심적 집총거부로 군복무를 거부하는 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동안 일부 법관들의 안이한 국가안보의식에 의한 잘못된 판단을 염려하였는데, 금번 대법원의 유죄 판결은 이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판결로 법관들의 국가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의구심을 떨쳐버리고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될 것으로 여겨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 자들이 매년 600여명이 달함에도 불구하고, 금번 남북 간의 첨예한 대치에서 전쟁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전역을 연기하면서 까지 전선을 지키려는 우리 장병들의 안보의식과 애국심은 온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하였다.

또한 최근에 국민안전처가 지난 6월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하여, 만 19세 이상의 성인 1000명과 대학생들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안보의식 조사에 의하면 20대 청년의 79%가 전쟁나면 참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50대 이상에서는 91%이상이 참전하겠다고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 자들과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관들은 이를 깊이 되새겨 보기 바란다.

양심과 종교의 자유는 철저한 국토방위로 보장되고, 누릴 수 있는 것이며, 국토방위는 적극적인 국방의무 참여와 이행에서 오는 것이다. 남북의 첨예한 대치로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국가안보 의식과 애국심이 고조되어 있는 시점에서에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 자에게 원심을 확정한 유죄 판결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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