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노 칼럼] 광복과 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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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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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교회 조성노 담임목사

광복 70년 분단 70년, 세상에 이런 완벽한 모순, 이런 완벽한 대척점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광복이 광복이 아니며 분단이 분단 그 이상입니다. 이중 삼중의 철조망으로 단절된 저 반도의 허리, 고은의 <남한에서>란 시가 있습니다. <북한 여인아 내가 콜레라로 / 그대의 살 속에 들어가 / 그대와 함께 죽어서 / 무덤 하나로 우리나라의 흙을 이루리라>. 메르스에 놀란 가슴이라 콜레라라 하여 섬뜩하지만 죽어서라도 통일을 이루고 싶다는 절박한 우리 민족의 염원을 오롯이 담아낸 시입니다.

 

제가 지난 6.25에 신청한 방북허가 건은 고맙게도 통일부가 <광복 70돌 남북공동행사>와 묶어 패키지로 북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는데, 7월 23일 개성에서 남북이 첫 접촉을 가진 후 31일로 합의된 추가 접촉이 무산되면서 현재는 소강상태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3일 북한 노동신문이 <공동행사 파탄을 노린 괴이한 잡소리>라는 논평을 통해 <남한 당국의 비정치화 타령은 민간의 8.15 공동행사를 파탄시키려는 불순한 술책>이라며 우리 정부를 맹비난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의 협의도 순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단 신원조회와 <통일안보교육> 4시간까지도 수료했으며 통일부와는 숙박, 주유, 유사시 취할 비상연락통신, 식량 등에 관한 논의까지도 마쳤으며, 지금은 남북공동행사 협의를 통해 북측의 허가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바이크는 아직 조치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에 두고 있는 기종은 <야마하 볼트 942cc>(할리스 883과 동급)로 장거리 투어에 최적화된 모델인데다 제 신체조건에도 잘 맞을 듯하여 찜한 것입니다. 가격은 1350만원, 등록비용을 합쳐 약 1500만원이며 라이딩 장비, 복장 등에 약 300만원이 더 소요돼 전체 예산은 약 1800만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꼭 성사된다는 보장도 없는 마당에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좀 뭣하지만 방북을 전제로, 혹 스폰에 관심 있으신 기업이나 단체, 개인이 있으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스폰이 여의치 않을 시에는 2주간 바이크를 렌탈할 생각이며 그 경우에는 경비가 약 5백만원 정도 소요됩니다. 아무튼 이번에 저는 꼭 분단을 뚫고 제주에서 저 신의주까지 국토를 종단하며 남북의 산하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굳이 위험천만하고 무모하기까지한 한반도 종단 오토바이 라이딩에 도전하는 것일 뿐 개인적인 영웅심을 충족시키려거나 어느 쪽이든 체재 선전을 돕기 위해 나서는 이벤트가 아니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70년 전(1945년) 오늘은 일본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날입니다. 사흘 전인 6일에는 히로시마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15일 정오 쇼와 일왕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항복을 선언하므로 8.15 광복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지난 70년간의 일본의 행보를 봐도, 저 휴전선 너머의 북한을 지켜봐도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은 여전히 암담하고 요원해 보이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희망은 언제나 꿈꾸는 자의 몫입니다. 더불어 살자는 동북아의 평화도, 남북의 화해와 통일 역시도 꿈꾸지 않고, 기도하지 않고는 결코 이룰 수 없는 바람입니다. 광복의 달이요 통일 염원의 달인 이 뜨거운 8월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더욱 기도할 일입니다.

/노나라의 별에서 온 편지에서

#조성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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