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가 '성형'사회 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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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화쟁문화아카데미 제6회 종교포럼 개최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발표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 ©화쟁문화아카데미

[기독일보] 지난 25일 종로구 사간동의 화쟁문화아카데미(대표 조성택 교수)에서는 종교포럼 “종교를 걱정하는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대화: 경계너머, 지금여기” 여섯 번째 마당이 펼쳐졌다. 이번 포럼은 제 2부로 기획된 “왜 걱정인가?”의 마지막 자리로,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이 “성형사회의 그리스도교”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고 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김진호 연구실장은 발제문에서 “한국의 성형사회적 몸 집착증은 결코 여성들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성별을 가리지 않는, 전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꼬집으며, ‘훼손된 몸에 대한 사회적 공포’와 ‘이상적 몸에 대한 사회적 집착’이라는 두 요소가 이 사회의 집단 병리적 증상의 근본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호 실장이 성형사회를 지적한 이유는 다름 아닌 한국의 기독교 교회, 특히 대형교회의 문제 때문이다. 그는 “대형 교회야말로 성형사회적 병증을 야기하고 심화시키며, 병증에 대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주요 존재”라고 주장하며 나아가 “교회는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가장 마초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이질적인 것을 배제하는 감시와 통제의 권위주의적 체제를 옹호하는 질서의 대변자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성형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으로 바울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바울은 이 갈등을 위계적으로 해소하기보다는 그들 각각은 서로 평등한 연결망으로 엮인 존재들임을 강조하면서, 각기 자기가 선물받은 은사의 크기를 무기삼아 상대를 압도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로 결속되어야 함을 강조했다고 한다. 즉 교회는 화해, 배려, 공존의 장이며 각 몸들이 서로 엮인 유기체적인 자체들이라는 것이다.

발제 후 이어진 논평에서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은 “우리 사회의 우울증이 발로되는 한 모습이 성형사회가 아닐까 생각된다”며 “종교는 건물, 언어, 예식 복장, 상징 등을 통해서 전문직 종교인과 일반신도들을 갈라놓는다”고 지적했다. 조성택 화쟁문화아카데미 대표는 “고대 동아시아인들이 상상했던 미래의 부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적 감수성은 종교적 감수성과 별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긍정하면서도, “다만 본질이 변하지 않는데도 모습을 바꾸거나 감추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방식은 문제가 된다. 그리고 오늘날 종교는 성형이 아니라 정형이 필요하다”며 우리시대의 가치와 지향점들이 드러나야 함을 역설했다.

한편 지금까지 총 여섯번의 종교포럼을 통해 토론자들은 각각 공감, 참여, 그리고 반성과 성찰이라는 각도에서 종교의 사회적 참여를 논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각 종교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과 그 원인을 날카롭게 파헤쳐보는 드문 자리가 마련됐다.

다음 종교포럼은 제3부 “지금 여기: 어떻게 해야하는가?”가 시작된다. 현재 사태의 분석을 넘어서서 앞으로 우리사회의 종교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발제자는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이며 “사회적 영성”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을 예정이다. 제7회 종교포럼은 9월 26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며, 참여 신청은 홈페이지(www.hwajaeng.org)를 통해서 받고 있다. 문의: 070-8872-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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