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주의 성격 탈피하고, '영의 종교'가 되는 것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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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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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총, 제7회 장로교의 날 대회 앞두고 비전70 학술포럼 시작…첫 날 사회학적 접근 이뤄져
최현종 박사   ©자료사진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황수원 목사, 이하 한장총)가 10일 제7회 장로교의날 대회를 앞두고 비전70 학술포럼을 시작한다. 2일 스텐포드 호텔에서 열린 첫날 포럼에서는 사회학적 접근이 이뤄졌으며, 최현종 박사(서울신대)가 "한국사회 발전과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최현종 박사는 "한국 사회의 산업화에 있어 종교, 특히 개신교는 놀라운 성장을 이룩했고, 또한 산업화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한국 사회는 2005년 현재 전체 인구의 53.3%가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 개신교의 비율은 18.3%에 달한다"고 했다.

특히 최 박사는 "종교가 현대 사회에서 영향을 미치는 영역 중의 하나가 바로 가족과 관련된 부분"이라 말하고, "후기 산업 사회로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가족은 위기에 처하였고, 가족과 연결하여 생각되어지던 섹슈얼리티의 문제는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면서 "더욱이 근래에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동성애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의 문제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중요한 갈등 요소가 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때문에 그는 사회과학 기초연구(SSK) "종교와 사회진보" 연구의 일환으로 조사된 2014 "종교와 사회진보에 관한 설문 조사"의 결과 분석을 토대로 '현재 한국의 사회 진보에 있어서 종교가 갖는 역할'을 살펴보고, '가족 및 섹슈얼리티의 영역에서 종교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를 했다.

최현종 박사는 분석을 토대로 먼저 "사회발전에 미치는 종교의 역할은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평가는 종교의 유무, 믿는 종교의 유형, 특히 개인의 삶에 있어서의 종교의 중요도 등에 따라 달랐고, 연령 및 선호 신문 유형에 의해 측정된 진보-보수의 차이도 이에 영향을 미쳤지만, 전체 평균값으로 보면, 오히려 부정적인 쪽에 가까웠다"면서 "이러한 부정적인 평가는 전체적으로는 세속화의 영향, 좀 더 구체적으로는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서사의 결과로 보여진다"고 했다.

최 박사는 "사회진보에 대한 종교의 영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세속화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 분석하고, "한국의 종교인구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한국 사회의 세속화는 종교 인구의 감소보다는 의식의 세속화, 혹은 종교의 주변화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적인 영역에서도 종교가 여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서구의 종교사회학의 입장과는 반대로, 한국 사회에서는 사적인 영역에서조차도 세속화의 영향이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재의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는 어느 정도 종교 전체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갖는데, 이것은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이다"라고 말하고, "종교가 사회의 보수적 세력과 결합하고, 이는 다시 공격적인 비신앙 세력과 적대적인 전선을 형성하면, 이러한 분열은 계급 혹은 지역적 분열과 결합해 더욱 강력해지기도 한다"면서 "한국 사회의 경우에도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진보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게서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가족 및 섹슈얼리티와 관련, 종교는 동성애, 이혼 및 혼외성관계 등에 대한 태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지만, 입양과 미혼모 등에 대한 태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최 박사는 "지나치게 급속한 사회변동에 대해서 종교는 속도 조절을 해주고 사회 구성원의 급속한 변화에 대한 불안을 막아 주는 기능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속도 조절이 지나칠 경우 변화 자체를 거부할 수 있고, 이는 사회의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면서 "최근 한국 사회의 동성애를 둘러싼 논의에 있어, 종교가 갈등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례의 하나"라고 했다.

최 박사는 " '변화-안정'의 대립 축에서 종교가 사회적으로 적절한 조정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종교가 (지나치게 문자에 의존하는) 근본주의적 성격을 탈피하고, (인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영의 종교'가 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옛 전통'과 '새 해석' 사이의 바른 균형을 잡을 때, 종교는 한국 사회의 진보에 기여하고, 섹슈얼리티와 가족에 대하여도 적절한 새로운 윤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포럼은 3일과 4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계속되며, 7일과 9일에는 오전 7시 각각 앰버서더 호텔과 스텐포드 호텔에서 진행된다. 2일 오전 포럼에서는 최 박사의 발표에 대해 전명수 박사(고려대)와 채병관 박사(감신대)가 논찬자로 수고했으며, 황수원 목사(한장총 대표회장)가 환영사 및 개회기도를 하기도 했다.

오치용 목사(광복70주년사업기획단장)는 인사말을 통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사랑으로 통일을 이뤄가는 한국장로교회는 향후 70년의 비전70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비전70학술포럼을 진행한다"고 밝히고, "비전70은 그동안 한국장로교회가 장로교의 날 대회 때 선포하며 실천을 힘써오던 제반 비전들을 70가지 항목으로 정리한 큰 틀의 방향들"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 방향 속에서 우리 장로교회가 사랑으로 교회 사회 남북한의 통일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 총체적 학술적 바탕 위에 서서 나아가기 위해 이번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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