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칼럼] 이제 사람의 통일을 이야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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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주도홍 박사(백석대 역사신학 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기독일보=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아무리 돈의 힘이 강하다 할지라도, 이제 교회는 돈 이야기는 그만해야겠다. 교회는 은과 금은 없지만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통일에 있어 사람 이야기는 본질적인 과제라 할 것이다. 아무리 땅과 법이 하나 된다 할지라도 사람의 하나 됨에서 실패한다면 땅과 법의 통일은 그 의미를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이념 하에 70년 동안 살아온 남북 두 편의 사람들이, 아무리 단일 민족을 내세우더라도, 현실적으로 분명하게 달라져 버린 상태에서 어떻게 하나 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한 과제이다. 현재의 남남갈등도 그 심각성이 도를 넘고 있는데, 남북통일로 인해 북한주민이 한 축이 되어 통일한국을 이룰 때 과연 남남갈등과 남북갈등을 어떻게 예견하고 준비해야 할 것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념갈등이 그 어느 땅보다도 심각한 한반도에서 70년 동안 공산주의 사상에 길들여진 북한의 2500만 주민들의 정신세계를 어떻게 남쪽의 자본주의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는 너무도 큰 산으로 다가올 것이다. 게다가 한국교회가 어떻게 그들과의 관계를 설정할 것인지도 큰 숙제이다.

독일은 45년 동안 분단 하 어려운 가운데서도 동독은 나름대로 서독으로의 여행과 우편교류, 성탄절의 선물교환 등의 인간관계가 유지되고 있었으며, 동독지역에서의 서독의 방송을 듣고 볼 수 있었고, 오고 갈 수도 있었으니, 현재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남북한의 철저한 단절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살아왔던 동부 독일 주민들이 자본주의 체제로 유입되어 적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남북통일은 이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의 하나 됨에 있어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 남북의 이념적, 문화적, 사람의 단절이 너무도 철저하고 처절하기 때문이다. 어느 사이 북에 사는 사람들은 중국이나 몽골 아니 러시아와 닮아있으며, 남한 사람들은 전혀 다르게 미국이나 서구인을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아 있다. 그렇다면 남북통일에서 사람의 하나 됨을 추구할 때, 그 출발선은 동양과 서양의 만남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지 하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모든 면에서 남쪽 위주의 통합을 일방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신중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통일한국은 'New Korea'의 비전을 가져야 할 것이다.

통일독일의 현재는 바로 이 대목에서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는 독일 통일이 흡수 통일인 것으로 인식됐지만, 25년이 지난 현재 통일독일은 동독의 유산을 많이 받아들여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향으로 통일 독일을 이끈 원동력은 통일독일의 지도자 동부 독일의 출신으로, 분단 하에서 자진하여 동부로 목회 장소를 옮겨 목회한 목사 아버지를 둔, 메르켈 총리(Angela Merkel)라는 사실이다. 현재 통일독일의 많은 사람이 서구 자본주의 환상에서 깨어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공산주의의 부활을 바라는 이는 없다 한다.

글ㅣ주도홍 박사(백석대 역사신학 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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