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하느라 친구들이랑 수다 한번 못 떨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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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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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주년 맞은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 "해가 거듭할수록 열정이 가득 찼다"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는 현재 백석대에서 성악·뮤지컬학과에서 후학 을 양성하고 있다.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백석대학교 문화예술학부 성악 뮤지컬학)는 "네덜란드에서 유학할 때는 수업 없는 날이면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습실에서 살았어요. 그래서 제자들에게 당당하게 연습벌레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해요"라고 했다.

지난 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임청화 교수는 대학 때 공부하느라 미팅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다고 했다. 연습하느라 친구들이랑 수다 한번 못 떨어 봤다는 임 교수는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성악가로의 첫 출발은 대학 3학년때 고향 양평에서 연 첫 독창회였다. 다니던 교회 담임목사의 권유로 열게 된 독창회였다. 그 후로 30년이 흘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부족한게 많았어요. 그러나 제 자신에게 내미는 도전장 같은 것이었죠. 첫 독창회를 롤모델로 내가 무대에 설때마다 부끄럽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잘 준비된 독창회를 할것이라는 약속이었죠. 그것 때문에 30년이 지난 오늘까지 철저하게 준비해서 올렸어요. 그때 그 마음이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고 오히려 열정이 가득 찼어요. 해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임청화 교수는 한국 성악가로서는 최초로 네덜란드 여왕초청 헤이그 왕궁극장에서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 기념음악회에 솔로로 출연했다. 앞서 숙명여대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는 네덜란드 왕립음악원 최고학부 전문연주자과정을 수석 졸업(한국인 1호 졸업)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국제 오페라센터와 영국 웨일즈대학교 Gregynog 아카데미를 전액 장학금으로 수학하고, 7회의 국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탄탄한 실력을 갖춘 연주자로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기까지는 치열한 '연습'이 있었다.

임 교수는 "그 길에 있어서 제대로 배워서 정상에 올라가고 싶었다"며 한국 학생 하나 없는 유학생활의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신앙이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음악적 표현력으로 매연주마다 청중을 압도하고 구성력 있는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임청화 교수는 21회 국내외 독창회와 천회 이상의 공연과 협연 등으로 폭넓은 연주활동을 전개했다.

2013년에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두물머리 아리랑', '안개꽃 당신', '그리운 금강산' 공연을 통해 우리 가곡의 진면모를 보여줘 한국 가곡(K-Classic)의 세계화 전도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K-Classic의 세계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물으니 "1987년도에 유학을 갔을 때 대한민국에서 왔다고 하니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모르더라. 그때 우리나라가 이렇게 안알려졌구나 하는 것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유럽에서 넘어온 이태리 가곡, 독일예술가곡도 좋지만 우리 가곡도 참 좋은데'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나라조차 알려지지 않아)은근히 화가 나더라. 그래서 나름 우리나라의 대표되는 가곡들을 공연할때마다 불렀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이거다' 싶었다"고 했다.

임 교수는 "또 제 안에는 우리 가곡이 불려져도 외국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유럽에 와서 오페라를 공부하고 독일 예술가곡을 공부해서 그런 정서도 잘 표현하지만 우리 가곡의 정서는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것을 알고 난 뒤에는 항상 불렀다"고 했다.

또 "우리 가곡도 불려져야 되고 세계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워낙 국력이 약하다 보니 추진하지 못하다 최근에 K-Pop이 한류를 타고 있는 이 때 K-클래식도 운동을 해야겠다 해서 'K-Classsic세계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국토순례도 하고 해외 공식 공연 때도 프로그램에 당당하게 넣어서 불렀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작년과 재작년에는 비엔나 세계 3대 극장 중 하나인 뮤직페어라인 황금홀에서 '그리운 금강산', '두물머리 아리랑'을 부르니 '굉장히'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비엔나 뮤직페어라인 황금홀 200년 역사상 최초로 한국가곡을 연주한 성악가로 '소프라노 임청화'의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우리 가곡을 세계 성악가들이 무대에서 함께 부를 날이 다가왔다. (한국 가곡에 대한)자부심과 자긍심이 제 안에 있고 '우리 대한민국, 정말 대단한 나라'라고 노래로 홍보를 하고싶다"고 했다.

또한 "저는 '문화'가 노래로, 음악으로 표현될 때 가장 잘 전달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며 "우리의 정서나 혼이 노래를 통해서 외국 사람들에게도 흡수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끼는 가곡 중 하나인 '두물머리 아리랑'은 임 교수의 고향인 양평에 있는 '두물머리' 지역의 아리랑으로 임 교수가 의뢰해 만든 가곡이라고 설명했다. 그외 '그리운 금강산', '꽃씨' 를 애창한다고 했다.

한편 임청화 교수는 오는 30일 소프라노 임청화 독창회 30주년 기념 음악회를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사랑의 콘서트로 오후 2시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다.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있는 임청화 교수는 이번 수익금 전액이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에 우물을 파주고 생수를 공급하는 일에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월에는 국내 정상의 성악가들이 주옥같은 우리 가곡을 공연하는 제21회 신춘가곡제의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테너 이현과 함께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로 오프닝 공연을 하고, 이어 '안개꽃 당신', '두물머리 아리랑'을 불렀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 공연에는 3천명의 관객이 찾아와 전 객석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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