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범 칼럼] 용서받은 사람의 기쁨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이기범 목사   ©스포켄한인장로교회

어떤 아이가 고무줄 새총으로 장난하다가, 아버지가 아끼는 오리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아이는 당황한 나머지 오리를 땅에 파묻었고, 오리를 찾는 아버지에게는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아이가 오리를 죽인 것은 실수였지만, 죽은 오리를 땅에 묻어 숨기고 거짓말을 한 것은 분명 죄였습니다. 그런데 일하는 아주머니가 성격이 좋지 못한 사람이었는데, 아이가 한 짓을 다 보고 그것을 빌미로 아이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물을 길어 오게 하고 청소를 시켰습니다. 아이가 거절하면 손으로 새총 모양을 해 보였습니다. 아이는 죄 때문에 자기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종이 되고 말았습니다.

견디다 못한 아이가 아버지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실토하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용서해 주며 말했습니다. "아빠가 오리를 좋아한다고 해도 너보다 좋아하겠느냐? 아빠는 네가 무슨 잘못을 해도 다 용서할 수 있단다. 나는 네 아빠이고, 아빠가 이 세상에서 너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없어."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리는 해방감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 자신을 종으로 부리려는 아주머니의 말을 들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그 아주머니가 전처럼 공갈을 했지만 먹히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그 사실을 아빠에게 알렸고, 그 날로 못된 아주머니는 쫓겨났습니다. 김동호목사님이 쓴 [삶이 바닥부터 흔들릴 때](바이블 리더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그 사람의 죄 때문에 나와 내 가족이 상처를 입었다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믿음의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 주어라. 그가 네게 하루에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네게 돌아와서 회개하오 하면, 너는 용서해 주어야 한다."(눅17:3-4) 과연 우리는 이 말씀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독일 한 농가에서 '지슬로 카돌로스키'라는 사람이 물건을 약탈하기 위해 남의 집에 침입했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서 강도로 돌변했고, 일가족 10명을 향해서 총을 난사했습니다. 그 10명의 가족 중에서 9명이 사살되었고, 가장인 '하멜만'씨만 살아남았습니다. 범인은 재판 후 20년 세월을 감옥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20년 세월이 흘렀고, 그가 석방되는 날, 그를 맞이할 가족이나 후견인이 없어서 석방이 보류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들은 하멜만 씨가 자기가 그의 후견인이 되겠다고 자청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엄청난 일에 놀랐고, 신문기자들은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 가족을 다 죽인 원수 같은 그를 어떻게 식구로 영접할 수 있느냐?" 그는 "예수님은 내 죄를 용서하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셨는데, 내가 그를 사랑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고 합니다. 범인은 감옥에서 형량을 채웠기 때문에 자유를 얻은 것이 아니라, 상처 받은 상대방으로부터 진정한 용서를 받았기 때문에 참 자유를 얻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지만, 하나님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한 사람은 자유를 회복합니다. 천국은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니라 용서받은 사람만이 갑니다. 죄는 내가 지었는데, 그 형벌의 자리에 나 대신 예수님이 자리를 바꾸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나 대신 고통을 당하고 피를 흘리셨습니다. 멸시를 당하고 버림 당하셨지요. 죄는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닌, 예수님의 것이 되었습니다. 의는 더 이상 예수님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 되었습니다. 주님이 흘리신 피를 보시고, 하나님은 우리를 죄가 없다고 선언해주셨습니다.

이 은혜를 죽어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글ㅣ이기범 목사(스포켄한인장로교회)

#이기범칼럼 #이기범목사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