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이완구, 반기문 총장 의식해 표적사정"

사건·사고
온라인뉴스팀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의 명단이 알려지면서 거론되는 인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성완종 전 회장이 2013년 12월 당시 새누리당 세종시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세종시를 방문, 밀마루전망대에서 세종정부청사 2단계 공사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2015.04.10.   ©뉴시스

"표적 사정(司正), 반기문 UN 사무총장 의식한 이완구 총리와 청와대의 합작품."

경향신문은 15일 밤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전화 인터뷰 녹음파일을 전문(全文) 형태로 공개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정 대상 1호인 이완구가 엉뚱한 사람을 사정하고 있다"며 "이 총리가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의식해서 그렇게 나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결국 자신과 경남기업이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표적이 된 배경을 반기문 UN 사무총장과의 친분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내가 반 총장과 가까운 것도, 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는 것도, 우리 (충청)포럼 멤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거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가 대통령한테 밉보일 것도 없고 대통령도 나를 나쁘게 생각 안 할 것"이라며 "(이 총리는) 내가 정치적으로 크는 게 배 아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리에 대해선 "너무 욕심이 많아 남들을 이용해 나쁘게 많이 한다"며 "나는 성심성의껏 했다. 그 양반 공천해야 한다고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한테 말도 많이 하고 거들었다. 인간적인 관계에서 3000만원도 줬다"고 말했다.

특히 성 전 회장은 자원외교 비리 수사는 청와대와 총리실의 합작품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포스코는 비자금만 (수사)하고 있지만 우리(경남기업)는 자원(비리 수사)하다 없으니까 가족관계, 압력, 분식, 비자금 등 다 한다"며 "솔직히 말해 청와대와 이완구가 짝짜꿍해서 하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나는 워크아웃 당해서 죽도록 고생만 하고 풍비박산만 났다. 검찰에서 나보고 딜하라고 하는데 뭐 내가 줄 게 있나"고 하소연했다.

성 전 회장은 "이번 수사에서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자원외교 비리 수사도 나오는게 없으면 그만둬야지. 마누라, 아들, 엄한 사람들까지 다 뒤집어서 가지치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저희 마누라가 페이퍼컴퍼니 만들어 처제에게 18억원을 줬다고 얘기하는데 그 부분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며 "서민들에게 미안한 얘기지만 우리나라 재벌들이 자회사 만들어 놓는 건 현실 아닌가. 나는 땅 한 평, 아파트 한 채 사본 일 없이 살았는데 모함을 받으니까 살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성 전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내가) 조그만 기업인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대통령 재가 없이 수사할 수 있나"라며 "내가 참여해서 정권 창출한 것은 많은 시민들이 알고 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하나 희생양이 됨으로써 박근혜 정부가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하는데"라며 "박 대통령한테 너무 실망했다. 아마 나 같은 사람이 앞으로 계속 나오지 않겠나. 대통령이나 청와대도 이러면 안 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성 전회장의 인터뷰 전문 공개는 경향신문이 검찰에 제공한 녹음파일을 JTBC가 입수해 방송하면서 앞당겨졌다.

이에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하지 않았던 성 전 회장의 유가족과 경향신문은 "JTBC가 동의없이 무단 방송을 했다"며 법적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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