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세브란스 설립한 '선각자 정신' 계승할 것"

10일 세브란스 개원 130주년 기념식 열려..제중원 뿌리 재확인
▲10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제중원 개원 130주년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연세대학교 의료원(정남식 의료원장)이 10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6층 은명대강당에서 '세브란스병원 개원 13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에는 초청을 받아 미국에서 건너 온 알렌 박사의 고손녀 '캐서린 하만', 에비슨 박사의 증손녀 자매인 '쉴라 호린'과 '마사 더너건', 세브란스씨의 고조카 손녀인 '메리 스미스' 여사가 참석했다. 또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원장 등 의료계 및 각계각층의 인사 500여 명이 참석해 세브란스병원의 개원 130주년을 축하했다.

기념식은 정종훈 교목실장의 사회로 손윤탁 목사(남대문교회 담임)의 기도, 사회자의 성경봉독, 제중원 130주년 역사 영상물 시청에 이어 알렌 박사의 고손녀 캐서린 하만, 에비슨 박사의 증손녀 자매인 쉴라 호린과 마사 더너건, 세브란스씨의 고조카 손녀인 메리 스미스 여사가 선교사 후손으로서 인사를 했고 유품을 전달했다.

캐서린 하만 여사가 알렌 박사의 '태극훈장'과 도관(차 주전자)를 쉴라 호린 여사가 우리나라에서 활동할 당시 착용했던 에비슨 박사의 안경과 각종 당시의 기록물을 정남식 의료원장에게 기증했다.

특히 1905년 알렌 박사가 미국으로 영구 귀국할 때 고종이 하사한 태극훈장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당시 우리나라에 거주하던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최상위 훈격으로,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했던 '을사보호조약(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주장했던 알렌 박사의 한국사랑 정신이 담겨있는 유품이다.

이에 정남식 의료원장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기념품을 전했다.

이후 김석수 이사장(연세대 학교법인)이 기념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우리 나라의 현대의학이 시작된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모였다. 연세의학의 역사는 우리 의학 개척의 발자취였고, 연세대 의료원은 그동안 우수한 의료인력 양성 등 의료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130여년 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소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상구 회장(연세대 총동문회)은 "오늘은 정말 뜻깊은 날이다. 나라와 민족이 어려울 때 근대의료기관이 개원돼 개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연세대 의료원은 민족의 교육기관으로써 진리와 자유의 등불이 돼왔다.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정남식 의료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 의학과 고등교육의 발원지인 제중원(濟衆院)은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인 1885년 4월 10일 개원했으며, 고귀한 창립정신들은 면면히 흘러 오늘의 세브란스병원에 흐르고 있다. 제중원과 세브란스를 설립한 위대한 선각자들의 정신을 계승해 가치를 나누는 의료기관,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질 의사를 배출하는 의학 교육기관, 의학 연구를 선도하는 세계적 의학연구기관이 되어 인류건강 증진에 기여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춘진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추무진 회장(대한의사협회)이 축사를 마크 윌리엄 리퍼트 대사(주한미국)가 영상축사를 전했다.

김춘진 의원은 "이 땅에 의료선교사로 파견되어 제중원 설립과 발전에 기여한 알렌 박사와 에비슨 박사, 그리고 세브란스병원 설립에 도움을 준 세브란스씨의 정신을 영원히 기억해야 하며, 세브란스병원은 인류의 질병을 구원하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의료기관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오늘은 우리나라 모든 의사들에게 뜻 깊은 날이다. 130년 전에 큰 뜻으로 세워진 제중원은 대한민국 의학의 모태가 됐고, 세브란스병원은 수많은 의학인재를 배출해 의료계에 공헌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의료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이들의 후원과 관심을 바란다"고 주문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영상을 이용한 축하인사를 통해 "세브란스병원은 제게 특별한 곳이다. 최근 피습으로 큰 상처를 입었을 때 훌륭한 의료진의 정성어린 치료에 감사하며, 지난 130년간 미국과 미8군과 긴밀한 협력을 갖고 있는 세브란스병원이 세계최고의 의료기관 중 한 곳으로 자리함을 기쁘게 생각 한다"고 축하했다.

이어 국윤종·강혜정 성악가의 축하음악 공연과 찬송 후 이성희 목사(연세대 이사, 연동교회 담임)의 축도로 기념식을 마쳤다. 기념식을 마친 참석자들은 병원 투어를 한 후, '130주년 제중원 개원기념 학술심포지엄'에 참가해 세브란스병원의 역사와 뿌리를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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