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교인들, IS 개종 강요에도 "기독교 떠날 수 없다"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석방된 시리아 앗시리아 교인 증언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된 앗시리아 교인들의 구출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리아인.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되어 있는 시리아 앗시리안 교인이 개종하라는 강요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S가 시리아 북동부 하사카 주의 기독교인 마을 텔흐마르를 공격해 주민들을 납치해 갔다는 사실은 지난달 23일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발표를 통해 알려졌으며, 여러 매체 보고들을 종합하면 납치된 주민들의 수는 어린이까지 포함해 263명에서 373명에 달한다. 이들 중 3월 1일 석방된 40여 명의 교인들을 제외한 대다수가 아직까지 IS에 억류되어 있다.

석방된 교인들 가운데 한 명인 로버트(가명)은 최근 세계 앗시리안 교회 뉴스 에이전시인 AINA와의 인터뷰에서 IS에 납치되기까지의 과정과 억류되어 있던 기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증언했다.

그는 하사카 주 내에 위치한 텔고란 마을에서 이웃 20여 명과 함께 납치됐으며, 당시 무장한 IS 대원들이 새벽 5시경 마을을 공격하기 시작했으며 주민들 모두를 깨웠다고 밝혔다. IS 대원들은 마을을 샅샅이 뒤져 숨어 있는 주민들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 모두를 산으로 끌고 갔으며 이후 주둔해 있던 쿠르드군과 전투를 벌였다.

전투가 끝날 때까지 주민들은 3시간 가량 모여 있었으며 이후 돌아온 IS 대원들이 가장 먼저 주민들에게 요구한 것은 이슬람으로 개종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로버트는 "그들은 우리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라고 명령했다. 그들은 우리를 이슬람으로 개종시킬 생각을 가장 먼저 하고 있었던 것이다"며, "맨 처음에는 수염이 있는 대원이 우리에게 명령을 했고 그러자 모든 대원들이 그를 따라서 우리에게 개종을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음날 주민들은 산의 북쪽으로 끌려갔으며 그곳에 도착하자 IS 대원들은 건물 두 곳으로 사람들을 나눠 넣었다고 그는 밝혔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IS 대원들이 끊임없이 요구한 것은 이슬람으로 개종하라는 것이었다고 로버트는 회상했다. 그러나 로버트와 다른 주민들 중 누구도 개종하라는 압박에 굴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개종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그것이 그들의 끊임없는 요구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러자 그들은 기독교인은 지즈야(비무슬림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거나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즈야를 납부하면 했지 개종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로버트와 그와 함께 있던 주민들 20명은 모두 무사히 풀려났다. 그에 따르면 IS 대원들은 "비록 지즈야를 납부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에 대항해 싸우지 않았기 때문에 풀어준다"고 이들에게 밝혔다. 그러나 IS 대원들은 주민들에게 "원래 살던 마을로 돌아가면 죽일 것"이라고 명령했다.

피터(가명) 역시 텔고란 마을에서 납치되었다 풀려난 주민들 가운데 한 명으로, 그는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다른 주민들이 IS의 이슬람 법정(샤리아 법정)에 끌려가 재판을 받았으며, IS에 대적해 싸우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은 후 풀려날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미국 디애틀랜틱에 IS와 관련해 기고한 작가 그래미 우드는 CNN에 "IS가 샤리아 법정에서 석방 판결을 내리는 것은 종교적인 신용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IS는 자신들이 이슬람의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원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서 샤리아법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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