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신학교 Ph.D. 학위, 한국어로 취득하는 시대 열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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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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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스턴신학교 Ph.D. 과정 한국어로 개설 준비

[LA=기독일보] 이제 미국 내 신학교에서도 한국어로 Ph.D.(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미국 미주리주(州) 캔사스시티에 위치한 미드웨스턴침례신학교(MBTS·Mid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www.mbts.edu)는 이달 중 주류 신학교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어로 Ph.D.(철학 박사) 학위과정을 개설한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동안 미국 신학교 내에서는 D.Min.(목회학 박사), D.Miss.(선교학 박사) 등 전문학위 박사 과정을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교는 다수가 있었지만 Ph.D.나 Th.D.(신학 박사) 등 학술학위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학교는 없었다.

특히 MBTS는 미국 최대의 개신교단인 남침례회(SBC) 산하 6대 신학교 중 하나로 규모 면에서는 미국 10대 신학교에 속한다. 이 학교는 북미주 주류 신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ATS(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와 미국 내 중북부 지역 종합대학교의 학위를 인가하는 HLC-NCA(Higher Learning Commission of the North Central Association)의 인가를 모두 갖추고 있다.

▲미주리주 캔사스시티에 있는 미드웨스턴침례신학교(MBTS) 전경.   ©MBTS 제공.

이 학교는 이미 MATS(신학연구 석사)와 MTS(신학 석사) 등 석사 과정과 D.Ed.Min.(목회교육학 박사), D.Min.(목회학 박사) 등 박사 과정을 한국어로 개설해 운영해왔다. 이번에 개설되는 Ph.D. 과정의 전공분야는 성경사역학(Biblical Studies with Biblical Ministries Emphasis)으로 박성진 학장은 "그동안 MBTS 한국부가 쌓아올린 전문적이면서 실제적인, 높은 수준의 강의가 바탕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52학점을 이수하고 종합시험과 논문이 통과되면 학위가 수여되며, 평균 4년 정도가 걸린다. 대부분의 전문학위가 언어 규정이 까다롭지 않지만 이 학위는 학술학위이기 때문에 제2외국어가 필수다. 학교 측은 "예를 들어 칼 바르트의 목회 철학에 관해 논문을 쓴다면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본 과정은 한국어로 진행되므로 영어도 제2외국어로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학장은 "우리 한국부 프로그램의 수준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서 어느 신학교와 견주어도 훌륭하며 앞으로도 계속 나아질 것"이라며 큰 관심을 부탁했다.

▲미국 풀러신학교. 이 학교를 비롯해 여러 학교들이 한국어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제공해 왔다.   ©자료사진

현재 미국 신학교들 내에서 한국어 과정은 가히 붐이라 할 만하다. LA 지역만 해도 풀러신학교는 D.Min. D.Miss.와 함께 MAICS(선교문학 석사), Th.M in Missiology(선교신학 석사) 등 다양한 학위 과정을 제공한다. 아주사대학교 하가드신학대학원은 LA 분교를 중심으로 M.Div.(목회학 석사)와 D.Min.을 한국어로 제공한다. 캔사스 주에 본교를 두고 있지만 LA에 분교를 두고 있는 센트럴침례신학교도 M.Div.와 D.Min.을 제공한다. 역시 LA에 분교를 두고 있는 골든게이트침례신학교는 M.Div.와 MTS 학위를 제공한다. 클레어몬트신학교는 한국어의 경우 D.Min. 과정만 제공한다. 그러나 바이올라대학교 탈봇신학대학원처럼 한국어 과정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미국 주류 신학교가 한인들에게 다양한 한국어 강의와 학위 과정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어로 Ph.D. 과정까지 시작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미국 신학계와 미국 교계가 그만큼 한국을 중요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 볼 수 있으며, 언어 문제로 인해 학위 취득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인들에겐 보다 상급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볼 수 있다. 또 이렇게 다양한 언어로 학위 과정이 개설되는 것은 미국 교계의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한 것이며 다민족적인 신학 연구가 미국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한편에서는 점차 학생이 줄고 있는 미국 신학교가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찬성론자들은 어차피 정식 신학교라면 ATS와 같은 인가체들로부터 교육의 질에 있어서 강도 높은 요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기우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국어 과정을 제공하는 신학교들은 영어 강의를 한국인이 통역해 주거나, 미국신학교에서 Ph.D. 학위를 받은 한국인 교수가 강의를 진행한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모국어로 공부하기에 학업 성취도가 훨씬 높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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