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개종 거부한 어린이 4명 '참수'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협박 앞에서도 "예수님을 사랑해요" 외친 아이들
▲지난 8월 촬영된 사진으로, 피난 중인 한 이라크 기독교인 여성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살해된 4살 난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가 기독교 신앙을 버리라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은 이라크 어린이 4명을 참수했다고 현지 기독교 지도자가 밝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세계 정교회 네트워크 서비스(Orthodox Christian Network)를 통해 보도된 바그다드 유일의 성공회 지도자 앤드류 화이트 주교의 증언을 전했다.

화이트 주교는 지난 6월 IS가 이라크 모술시(市)를 장악하면서 세력을 확장해갈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이 지역 기독교인들이 당하고 있는 박해 상황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 왔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IS에 의해 자행된 끔찍한 기독교 박해 사건을 고발했다. 그는 최근 IS가 모두 15세 이하인 이라크 어린이 4명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마호메트를 따르겠다는 맹세를 하도록 했지만, 이들 어린이들 모두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참수를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IS가 어린이들에게 "나는 마호메트를 따를 것이다"라고 말하도록 시켰지만, 이들 모두는 "나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언제나 예수님을 사랑하고 그 분을 따라 왔다. 그 분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셨다"고 당당히 답했다. 계속되는 협박에도 어린이들은 굴복하지 않았고 결국 목이 잘리는 고통을 당했다.

화이트 주교는 "이러한 일 앞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그들은 모두 나의 자녀들과 같았다. 이라크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 모두 이러한 일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주교는 이에 앞서서도 한 기독교인 남성이 개종하지 않으면 자녀들을 모두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자녀들을 살리기 위해 "마호메트를 따르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내게 전화를 걸어 예수님이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실까 물었다"고 화이트 주교는 말했다. "예수님은 영원히 당신을 사랑하신다"가 주교가 그에게 준 답이었다.

화이트 주교는 현재 IS의 살해 위협을 피해 이스라엘으로 피신해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라크는 더 이상 기독교인이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25만여 명의 교인들이 IS의 공격을 피해 쿠르드족 지역으로 이주해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미처 IS의 점거 지역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교인들은 계속되는 개종 협박에 시달리며 생명의 위협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박해 속에서도 많은 이라크 교인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현지 사역자들의 입을 통해 증거되고 있다. 전 세계의 박해받는 교회들을 지원하는 국제단체 에이드투더처치인니드(ACN)의 담당 디렉터 마리아 로자노 디렉터는 "이라크 교인들의 신앙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신앙은 그들의 삶의 이유다"고 말했다.

그는 "박해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은 목에 묵주를 걸고 다니고 사람들은 십자가를 새긴 문신이나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을 드러내는 물건들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화이트 주교는 "지금 이라크에 남은 유일한 위안은 이렇게 신앙을 지키다 살해당한 모든 소중한 형제 자매들이 주님의 영광의 품 안에 있다는 것이다"며, 이라크의 교인들이 지금과 같이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했다. "우리가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이 상황을 견디고 우리 앞에 주어진 영적 싸움에서 지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그는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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