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기독교인들, IS 점거 이후 '첫 미사' 드려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교회 지도자, "절대 고향 떠나지 않겠다는 표시"
▲지난 2013년 3월 31일 촬영된 사진으로, 이라크 북부 함다니야 마을의 성당에서 부활절 미사가 드려지고 있다. ⓒ신화/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라크 북부 니네베 지역 기독교인들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지역 대부분이 점거된 이래로 첫 미사를 23일(현지시간) 드렸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6월 IS가 모술을 비롯한 이라크 북부 지역을 점령하면서 기독교인 박해가 대대적으로 시작되자, 2천 년 넘도록 이 곳에서 이어져 온 예배가 역사상 처음으로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희망적인 소식이 현지 칼데아정교회 성직자인 파울루스 타빗 마쿠 주교를 통해 전해졌다. 그는 현지 언론 피데스 뉴스(Fides News)에 지난 주일 니네베 지역 텔스쿠프 마을에서 IS 점거 후 첫 미사를 지역 교인들이 함께 모여 드렸다고 전했다.

그는 "IS의 공격으로 지난 8월 마을에서 쫒겨난 뒤 처음으로 함께 모여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교인들 대부분은 쿠르드 지역의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날 미사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고 마쿠 주교는 전했다. 그는 교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기만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텔스쿠프 마을은 3개월 전부터 IS의 점거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인근의 모술은 IS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 마쿠 주교는 "잠시만이라도 좋으니 그곳의 교회로 가서 종을 울리고 하나님의 집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 이후 교인들은 난민 캠프로 돌아갔다. 하지만 마쿠 주교는 이날의 미사가 "우리 모두 고향을 절대 떠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 것이었다"며, "모두가 머지않아 집과 고향, 교회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지난 6월 니네베 지역을 점거하면서 지역 내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개종을 강요하면서 이에 불복하는 이들에게 폭행과 살해를 벌여 왔다. 또한 지역 내 유서 깊은 교회를 비롯한 기독교 건축물들을 파괴하고, 신앙 활동을 하는 교인들을 살해하는 등 기독교를 말살하려는 조직적인 박해를 벌여 왔다. 이에 북부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의 대거 탈출이 일어났으며 이들은 대부분 비교적 안전한 쿠르드 지역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북부 지역 앗시리아애국당(Assyrian Patriotic Party) 지도자로 이름을 타비야로 밝힌 한 교인은, "IS로부터 우리의 마을과 도시를 되찾고 싶다"며, "기독교인 마을을 보호하기 원하다. 그 누구도 자신의 집과 땅, 그리고 생명을 그들에게 뺏기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앗시리아애국당은 지역 내 기독교인 마을을 IS의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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