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의 종교개혁 남긴 가장 소중한 선물은...'성경' 근거한 비판과 주장이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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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2014 종교개혁 497주년 기념 연합포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주최
배덕만 교수   ©기독일보 DB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30일 오후 '루터, 한국교회 사제주의를 다시 말하다'는 주제의 2014 종교개혁 497주년 기념 연합포럼이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주최로 백주년기념교회 교육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루터, 왜 만인사제주의를 말했나?'를 주제로 발제한 배덕만 교수(주사랑교회 담임,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회사)는 "루터는 '성속이원론, 독단적 성서해석, 공의회 독점' 같은 주장들이 신학적으로 교황의 독재를 정당화하고, 교회의 타락을 가속시켰다고 진단했다"며 "결국, 교황청은 사치와 타락의 온상으로 이런 조직과 구조를 지탱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었으며, 그런 현실적 필요에 따라 면죄부 판매로 상징되는 기만적 제도들이 속출했던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런 교회의 부패와 타락을 개혁하기 위해서 루터는 교회법 대신 성경에 근거해서 사제와 평신도의 차이를 부정하는 만인사제직을 주장했고, 독일 귀족으로 대표되는 평신도들에게 교회개혁의 책임을 부여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루터의 비판과 주장은 무엇보다 법이나 관행보다 성경에 근거해서 전개됐다. 이것은 루터의 종교개혁이 교회사에 전해 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며 또 "루터는 사제와 평신도를 근본적으로 구분했던 전통을 부정함으로써, 교회 내에서 평신도의 가치와 책임을 새롭게 정의했다. 이것은 중세봉건제가 붕괴되고 근대시민사회로 전환하는 결정적 출발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루터의 교황제 비판은 '주교 없이 교회도 없다'는 키프리아누스의 전통적 교회론 대신, '신자들의 공동체'라는 성경적 교회론을 회복시켰다. 이런 교회론은 교회의 공동체성 및 펴인도들의 주체적 참여를 자극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며 마지막으로 "교황제 부패의 근본원인을 '돈'에서 찾았다. 이것은 교회의 타락이 일차적으로 신학적 왜곡이 아니라, 물질적 탐욕에서 비롯된다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해준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공헌에도 불구하고 '독일 귀족의 고함'에서 전개된 루터의 사상 속에는 또 다른 모순과 위험도 존재한다"며 "무엇보다 루터는 자신의 주장을 교회법이나 전통보다 성경에 근거했는데 원칙적으로 그의 주장은 정당하나, 성경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해결할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가톨릭교회와의 싸움에서 유효했던 이 주장이 종교개혁자들 내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후에 성만찬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루터, 츠빙글리, 칼뱅 사이에 심각한 차이가 발생했고 결국 종교개혁진영이 분열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법 대신 성경'이라는 루터의 주장은 현실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루터는 공의회 소집권을 교황이 독점하는 것에 반대하면서 평신도들에 의한 공의회 소집을 주장하며 콘스탄팀의 니케아회의 소집을 역사적 전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콘스탄틴의 이런 행위는 교회역사에서 서임권 논쟁을 포함한 세속권력과 종교권력의 갈등, 세속권력에 의한 교회지배 및 세속화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며 "세속권력의 보호 아래 진행된 루터의 종교개혁 자체가 후에 급격히 보수화되었던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루터는 사제와 평신도의 구분을 폐하고 세례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사제요 주교요 교황이라고 선언했지만 그 이후 개신교의 역사는 그의 주장을 문자적으로 이해했던 형제교회들과 여전히 사제중심주의를 지향하는 감독교회들도 양분되어 진행됐다"며 "이것은 만인자세주의를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결코 용이하지 않다는 단적인 증거다"고 말했다.

덧붙여 "더욱이 평신도들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교육과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자칫 만인사제주의는 교회의 하향평준화와 무정부주의를 초래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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