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이중직은 선교 현장으로 들어가는 새 가능성"

교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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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목회사회학연구소, '목회자 이중직' 주제로 세미나 개최

[기독일보] 목회에 있어 경제적인 사정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 어떻게 봐야할 까. 원로 목회자들이 나무라고, 교단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해도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이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목회자의 이중직'을 주제로 최근 서울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서 조성돈 박사(실천신대, 목회사회학연구소장)는 '목회자의 이중직, 그 상황과 이해'를 설명하면서 "목회자의 겸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도전했다. 그는 먼저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현실을 지적했는데, "노회나 지방회에서 약 80% 정도가 미자립교회"라며 "결국 목사들의 80% 정도는 가계를 꾸려나가기가 어렵다"고 이야기 했다.

조 박사는 '정말 그러할까'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만나게 되는 작은교회의 목회자들의 실제를 만나보기 위해서 설문조사 등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더욱 뼈아픈 목회자들의 현실과 마주했다"고 했다. 목회자들의 67%는 4인 가족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사례를 받고 있었고, 약 86%는 법정이 정하는 4인가족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사례를 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 조성돈 박사가 목회사회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목회자 이중직" 관련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목회사회학연구소

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과적으로는 약 40% 정도의 목회자들은 실제적으로 현재 목회 이외에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고, 약 70% 정도는 목회자가 이중직을 갖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보면 목회자가 생계를 위해 이중직을 갖는다는 것은 현실, 아니 교회가 이제 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교단들은 목회자의 이중직을 불법으로 여기고 있다. 목회자가 교회의 사례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으로 규정된 사항이다. 조 박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법은 있으나 지켜지지 않는, 아니 지켜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교단의 정책에 도전하고, 더 나아가서는 목회자들이나 교인들의 의식을 바꾸고자 한다"고 했다. 더 이상 목회자들의 이중직을 불법으로 묶어 놓고 어르신들의 기준으로 질타의 대상을 만들지 않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조 박사는 목회자의 이중직이 "그간 교회당을 먼저 차려놓고 교인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목회에서 교인들의 삶의 현장으로 찾아갈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새로운 가능성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요즘 이야기하는 선교적 교회는 어쩌면 목회자들이 교회당을 떠나 일터로 나아갈 때 시작될 수 있으며, 그 일터에서 일하는 성도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나눌 때 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재영 박사(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이중직의 가능성, 동네에서 찾다: 목회자 겸직으로서 지역공동체 운동"을 발표했는데, 좀 더 나아가 공동체 자본주의 운동의 한 모습인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협동조합' 등을 소개하고, 겸직으로써 공동체 자본주의 운동의 참여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교회는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고 시대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점에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공동체 자본주의 운동에 목회자가 참여한다면 많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박사는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 등에서 실제 일을 담당해야 할 주민들의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일에 목회자와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며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대안 경제 운동을 통해 현재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하고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참여하며 지역사회를 활성화하고 공동체화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목회의 지평도 더욱 의미있게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장진원 목사(좋은이웃교회)는 "목회자 이중직의 실태와 실제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는데,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성서적 신학적인 접근을 펼쳤다. 장 목사는 먼저 목회자들이 "예언자적 소명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정체성의 확립이 우선된 후, 목회자 이중직에 대해서는 "변화하는 시대, 현실 상황에 대한 공동체의 이해와 열려진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의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목회자에 대한 실제적인 수급조절과 미자립교회 지원 등의 체계적인 접근과 함께, 다양한 목회사역의 개발을 통해서 목회와 연계된 이중직을 개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창조적 실험과 대안들을 개발하고, 새로운 네트워크와 실천운동(Movement)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목회자의 이중직, 불법에서 활성화까지"라는 주제로 목회사회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세 사람의 발표 외에도 정용훈 목사와 이재학 목사(하늘땅교회)가 직접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사례발표를 해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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