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리, "IS의 기독교 박해는 극단주의적 범죄"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성명 발표하고 모술 내 상황에 대한 우려 표명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 '이슬람 국가(IS)'가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을 박해한다고 비판했다.

AFP 보도에 따르면 알 말리키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니네베 주에서 IS가 기독교인들에게 저지른 행위는 이들의 극단주의적 범죄와 테러리스트적 성격을 의문의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알 말리키 총리는 아울러 정부 기관들에 IS의 박해를 피해 피난길에 오른 기독교인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했으며, 국제사회에 이 테러 단체에 대한 압박을 가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프란치스코 교황도 IS가 6주째 점거하고 있는 모술 내의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받고 쫓겨나 고향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집전한 미사에서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IS는 최근 모술 시의 기독교인들에게 19일까지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인두세를 내지 않으면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발표했다. BBC 뉴스를 통해 보도된 ISIS의 최근 성명에 따르면 이들은 기독교인들을 향해 "세 가지 선택권을 주겠다. 이슬람을 따를 것인지, 2류 시민이 될 것인지, 칼을 맞아 죽을 것인지를 택하라"며 위협을 가했다.

이에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신앙과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인근의 쿠르드족 자치지역이나 쿠르드 방위군이 보호하는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IS가 모술을 점령한 직후에 1만여 명 이상의 기독교인들이 도시를 빠져나왔다. 이들 테러리스트들의 박해로 인해 지속되어 오던 기독교인들의 탈출은 IS가 '개종 또는 죽음'을 요구한 지난 주말에만 수천 명 규모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S의 점거 전에 모술의 기독교 인구는 3만5천 명 가량이었다.

이라크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역사상 2천 년만에 처음으로 모술에 기독교인이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가톨릭 교회의 루이스 사코 대주교는 AFP에 "기독교인 가족들은 도후크나 이르빌 지역 등으로 가기 위해 피난길에 오르고 있다"며, "이라크 역사상 처음으로 모술에는 기독교인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코 대주교는 모술 내의 기독교인 박해에 대해서 "모술에서 ISIS는 코란에서 기독교인을 의미하는 '나사라(Nassarah)'의 첫 알파벳인 N을 기독교인의 집에 표시하는 식으로 이들을 무슬림 주민들과 구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내 지역복음주의교회협회(CLEC) 무니르 카키쉬 회장은 모술의 기독교인들은 물론 거주민들이 처한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지금 모술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서구 정부 지도자들은 이 비극적 상황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어떤 행동도 취하고 있지 않고, 심지어 그러한 언급조차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누군가는 IS를 막아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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