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룬디, 교회 확산 막기 위한 제재 도입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목회자 부패 방지하기 위해 강제적 방법 추진
브룬디 오순절 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 ⓒPentecostal Holiness Church Burundi/Facebook.

브룬디 정부가 교회 확산을 막기 위한 제재를 도입했다. BBC 최근 보도에 따르면, 브룬디 정부는 교인 수 500명 이상인 교회들만 정식 등록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외국 교단이 세운 교회들의 경우에는 그 수를 1,000명으로 요구하고 있다.

총 9백만 인구의 브룬디는 인구 대부분이 기독교인이며, 30만 명 가량의 희생자를 낳은 내전이 끝난 2005년 이후에 기독교가 부흥하면서 새로운 교단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현재 브룬디 내에는 총 557개의 교단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교회들의 산발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서 등록 제한법안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브룬디에서는 신생 교단들에서 교리적인 정립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목회자들의 부패와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법안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강경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BBC는 브룬디 하원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았으며, 상원에서도 동일한 지지율로 통과될 전망이다.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의 서명 이후에 교회들은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1년의 기간 동안 등록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교인 수가 채워질 시 등록이 허가되지만, 수가 부족할 경우 강제로 폐쇄되는 조치를 당하게 된다.

법안은 정치권의 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현지 기독교인들은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마태복음 18장 20절의 성경 구절(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을 들며, 강제로 교회를 해산시키는 것이 기독교적 정신에 위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들은 또한 마태복음 13장 24절부터 30절까지의 구절에서 예수께서 "가라지를 뽑으려다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라고 말씀하신 것을 반대의 근거로 삼고 있기도 하다. 웰링턴 무쿤두와라는 이름의 한 교인은 페이스북에 "이 말씀은 산에서든 강에서든, 회당에서든 어디에서든지 설파되어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교회가 너무 많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를 막아서는 안된다. 하나님만이 곡식과 가라지를 나눌 수 있다"고 썼다.

또 다른 교인인 에드문드 음베웨는 "하원의 결정은 충격적이다. 교회의 수를 제재함으로써 목회자들의 지위 남용을 해결할 수는 없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들 부패 목회자들은 권력과 결탁해서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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