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라이트 비판적 실재론, 인식주체와 인식대상 '대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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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현대기독연구원-에클레시아북스 공동 주최, 톰 라이트 강좌 총 5주로 진행
톰 라이트 저서의 전문 번역가인 최현만씨가 강사로 초청됐다.   ©오상아 기자

현대기독연구원 톰 라이트(Nicholas Thomas Wright, 1948년 12월 1일~) 강좌 첫 시간, 강의 시작 1시간30분여전부터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는 강의를 듣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청년부터 초년생 교역자, 중년의 성도들까지 다양했다.

이번 강좌는 톰 라이트 관련 저서의 출판을 거의 도맡아해온 에클레시아북스와 현대기독연구원이 공동주최한 행사로, 총 5주 매주 목요일 오후 7시30분부터 진행된다

강사인 최현만 번역가는 톰 라이트 저서의 전문 번역가로, '톰 라이트, 칭의를 말하다'(2011), '톰 라이브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2011), '목회, 톰라이트에게 배우다'(스티븐 커트 지음, 2013), '예수, 바울, 하나님의 백성'(2013), '하나님은 어떻게 왕이 되셨나?'(2013) '톰 라이트와 함께 읽는 사순절 매일 묵상집-마태복음'(2014)' 등을 번역했다.

그는 "톰 라이트가 여러 책들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이 있다"며 "(그의 생각은)그 방법론의 결과물로, 모든 것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며 톰 라이트의 신학방법론에 대해 강의했다.

최 번역가는 총 6권으로 현재 3권까지 출간된 톰 라이트의 '기독교의 기원과 하나님에 대한 질문(Christian Origin and the Question of God)'시리즈에서 "톰 라이트는 신약성서는 그 의미들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공명시설과 적절한 배경 속에서 읽어야 한다고 소개한다"고 했다.

그는 "1세기 유대인들의 상황이나 유대인들이 생각하고 있었던 하나님이라는 개념을 그들이 가진 세계관이라는 배경 속에서 읽어야만 신약성경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말이겠다"고 했다.

또 "신약성서가 제시하는 드라마를 작동시키는 방법으로 읽어야 한다. (신약성서는)믿음에 대한 항목들을 정리해놓은 게 아니라 그 자체로 드라마를 갖고 있다"며 "톰 라이트는 다른 책에서 밝히지만 성경 전체를 창조, 타락, 이스라엘 등 연극의 막 구조로 보고 성경 읽을때 그 드라마의 관점에서 읽어야 되고 드라마가 작동하도록 읽는다면 우리도 드라마에 참여하는 자로 연결성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역사.문학.신학적 방법론, 비판하지만 '질문' 무시하면 안돼

그러면서 "기존에 성경을 어떻게 읽어왔나 설명하며 그는 크게 역사, 문학, 신학 세 가지 범주를 이야기한다"며 "역사라는 틀로 본다는 것은 단순히 신약을 교리를 담고 있는 문서가 아니라 일세기의 역사와 관련된 문서로 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예수님이 물 위를 걸었겠냐 하면서 그 부분은 빼버리고 역사적인 부분만 찾아보자 하는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톰 라이트는 그들이 가진 방법론의 틀을 비판하며 그것들이 이루어낸 결과물이 '알맹이 없는 신앙', '따뜻함 없는 결과물'이 아니었나 얘기하지만 그들이 품고 있었던 질문들 자체를 무시하면 안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최 번역가는 "톰 라이트는 성서 자체에 1세기 역사가 있으니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신앙이나 성경 자체의 의미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며 "보수주의에서는 지레 겁을 먹고 저런식으로 하다가는 기독교가 파괴될 것이다 해서 도외시하고 무시하는 식으로 반응하지 않았나?"질문하며 "톰 라이트는 이런 것을 통합시켜서 성경을 보는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덧붙여 "종교개혁이 출발할 때 로마교회에서 성경에 관한 진리를 영원한 진리 체계로 구축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영원한 진리도 무미건조한 교리가 됐다. 그쯤 계몽주의 흐름이 일어났고 기존의 교회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 것이다. 우리도 거기에 응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톰 라이트는)얘기한다"고 했다.

톰 라이트의 비판적 실재론, 인식주체와 인식대상의 지속적인 대화 있어야

이어 최 번역가는 "문학, 역사, 신학 이 세 가지 범주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하는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의 문제에 있어 톰 라이트는 '비판적 실재론'을 말한다"고 했다.

그는 "지식에 접근하는 관점은 대화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들이 아빠에게 참고서를 사야한다며 돈을 달라고 할 때 곧이곧대로 믿는 아빠가 있고, 아들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배후에 뭐가 있을지 의심하며 거짓말은 아닌지 알아보는 아빠가 있고, 의심하지만 뭔가 사정이 있겠지 하면서 돈을 주는 아빠가 있다"고 했다.

이어 "톰 라이트는 세 가지 접근법을 실증주의적, 현상학적, 비판적 실재론 접근법이라고 하는데 실증주의적 접근법은 내가 보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실체다고 믿는 것이다. 경험적 관찰에 의해서 검증이 가능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과학적 세계관의 방법론인데 객관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한 대상이나 신학, 사회학 등 학문에 대해서는 접근이 힘들다"고 했다. 그는 "지식 역사에서 보면 '실증주의적 접근법'은 순진한 접근법으로 알려져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현상학적 접근법은 실제로 있는 것을 보여주는데 인상파의 주장처럼 똑같은 사물도 보이는게 다를 수 있으니 내 눈에 보이는 게 실제라고 말할 수 있느냐 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순진한 실재론자는 성경 텍스트 그대로가 저자의 의도 일 것이고 저자의 의도가 사건을 반영하고 있을 것이다고 생각할 것이다. 현상론자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저자의 관점뿐이다고 본다. 저자가 사건을 바라보고 우리에게 주는 인상만 보자. 저자의 관점까지만 들어가는 것이다"고 했다.

셋째로 비판적 실재론은 대상을 보지만 곧이곧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의심하며 요리조리 따져보고 그래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를 말하는 것이 있구나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성경을 바라볼 때도 나의 관점과 실제하는 관점을 염두하고 상호작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인식대상이 인식주체의 생각과는 다른 존재로 존재한다는 것을 염두하고 대화하는 것이 실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톰 라이트의 접근법을 소개했다.

이어 "톰라이트는 비판적 실재론이라는 과정은 독자와 텍스트, 텍스트와 저자, 저자와 사건의 각각 단계에서 인식주체와 인식대상 사이에 지속적인 대화가 오가며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인식주체의 세계관 이해 있어야...이야기는 세계관 보여주는 창

"인식주체가 가진 관점 자체를 주관적이다 식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모든 사고과정 자체가 자기의 세계관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일어나는 거라면 그것을 긍정하면서 (어떤 세계관인지)찾아내는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또 중요한 것은 이야기와 세계관이라는 개념이다"고 했다. 그는 "우주인들 가진 해석의 격자망(세계관) 속에는 지구인들이 투표하는 장면을 본다고 생각해보자"며 "우리가 성경 읽을때도 유대인들이 가진 세계관을 가지지 않는다면 유대인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인데 우리에게는 의미 없는 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해석의 격자망은 중요하다"고 했다.

최 번역가는 "세계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이야기'이다"며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서 세계관을 접하게 된다. 이야기는 세계관을 보여주는 창이다. 말, 행동 하나하나가 단순한 정보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관이다"고 했다. 그는 "그 세계관들이 의미있게 부딪히면 서로의 세계관이 수정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톰 라이트의 생각이다"고도 했다.

최현만 번역가는 "실제 존재했던 예수님을 '코끼리'라고 한다면 자기 방식으로 묘사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앞모습만, 또 뒷모습만 묘사할 수도 있겠고 귀여운 형태로 바꿔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급진주의자가 보기에는 그런 것이 왜곡처럼 보여서 '네가 보여주는 것은 진짜 코끼리가 아니다'고 한다. 거기에 '아니, 그 코끼리 안에도 실제 코끼리 모습이 담겨있어'라고 (톰 라이트는)말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대충이라도 만들어내면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그린 예수님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태는 코를 중요하게 여겨서 부각시켰구나 하는 식으로.."라고 설명했다. 최 번역가는 "톰 라이트가 하려던 것이 그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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