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읽어주면 좋은 책] 병아리와 엄마닭 사랑 담은 '병아리'

교육·학술·종교
도서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소야 키요시 글/하야시 아키코 그림/김난주 역 | 한림출판사 | 24쪽
병아리가 호기심 가득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한림출판사

1988년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사랑받아 온 『달님 안녕』의 작가 하야시 아키코의 신작 그림책이다. 하야시 아키코는 『달님 안녕』『순이와 어린 동생』『이슬이의 첫 심부름』『은지와 푹신이』 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그림책들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병아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야시 아키코 그림책의 섬세한 그림과는 또 다른, 새로운 그림 기법을 보여 준다. 하야시 아키코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담은 듯한 아름답고도 사실적인 그림들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하야시 아키코는 대중들이 알고 있는 그림 스타일 외에도 다양한 그림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영유아 그림책 『어서 나와 봐』에서는 다양한 색깔의 색종이를 크고 작게 오려 붙인 그림으로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한다. 동화책 『나도 캠핑 갈 수 있어!』의 작은 흑백 그림들 또한 하야시 아키코의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간결하고 단순한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하야시 아키코가 18년 만에 그려 낸 신작 그림책 『병아리』는 기존에 작가가 그렸던 모든 스타일을 함축해 담아낸 그림책이다. 『병아리』에는 아기 병아리와 엄마 닭 그리고 들판과 하늘만 단출하게 등장하지요.간결한 배경은 아름다운 색으로 채워져 있다. 매 페이지마다 반복되는 들판과 하늘이지만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오후에서 해 질 무렵, 깊은 밤과 새벽 그리고 아침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하늘과 공기의 색이 자연스레 변해 가는 묘사는 고요하고 아름답다.

어스름이 깔리고 별이 보일만큼 날이 어두워졌다.   ©한림출판사

노란 아기 병아리가 파란 들판 위를 쫑쫑 걸어간다. 어디로 가는 걸까? 점점 노을이 지고 곧 밤이 올 것 같은데도 병아리는 열심히 걸어간다. 눈앞에 보이는 강아지풀이 신기한지 쳐다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땅도 유심히 본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하늘에 별이 떴다. 병아리는 시간은 신경도 쓰지 않고 신기한 듯 별만 바라본다. 그러다 보니 하나였던 별은 세 개가 되고 깜깜해서 더 걸을 수 없게 됐다. 병아리는 계속 걸어 다녀 피곤한지 나무에 기대어 털썩 앉았다. 까만 밤인데, 이제 병아리는 어떻게 할까?

하지만 병아리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그 조그마한 부리로 자기 몸보다 더 커다란 잎사귀를 씩씩하게 끌어온다. 그러고는 잎사귀를 이불 삼아 잠자리에 든다. 깜깜한 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콜콜 잔다. 그런데 그때 병아리를 향해 누군가 다가온다. 어두워서 누구인지 보이지는 않지만, 잠든 병아리를 따뜻하게 감싸 주는 모습에서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아기 병아리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아름답고 신기한 것으로 가득하다. 보고 만지는 모든 것에 호기심을 드러내는 우리네 아기의 모습과 꼭 닮았다. 병아리가 가진 세상에 대한 애정 어린 호기심은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같다. 그림책 속 병아리의 하루는 어른들은 이해 못하는 아기들만의 세계이다.

#동화책 #병아리 #한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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