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역사회봉사, 시혜적인 차원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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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한일장신대 김옥순 교수, 제52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연세대서 발제
한일장신대 김옥순 교수

제52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교회의 정체성을 밝히는 실천신학'을 주제로 31일 오전 10시부터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개최됐다.

이날 '한국교회의 미래 디아코이아목회와 실천현장을 위한 방향성'을 주제로 발표한 김옥순 교수(한일장신대학교/디아코니아학)는 "미래목회는 교회의 본질요소인 디아코니아 활동을 배제한 채 참다운 교회를 회복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적으로 성서에 나타난 사회봉사의 주요 재원마련은 제3년째 드려지는 십일조의 해였다(신 14:22-29, 26:12)"며 "이 십일조 재원으로 각 성읍에 사는 레위인을 비롯하여 모든 부류의 사회적 약자들이 돌봐졌으며, 이는 그 당시 유일한 사회세금으로서 국가 전체 예산의 1/3에 해당하는 33.3%에 해당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를 근거로 해서 교회사 전승 속에서 고대교부들을 비롯해 특히 종교개혁자들은 십일조를 통한 사회적 약자 돌봄을 강조했고, 그 이외도 필요시에 특별구제헌금을 해서 약자들을 돌봄으로 지역사회의 중심센터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 개신교 신앙전통에 깊이 뿌리박힌 북유럽의 선진복지국가들은 국가전체 예산에 약 29% 정도에 해당하는 사회복지비 지출을 통해 전체국민이 중산층의 삶을 살도록 사회보장을 해주고 있는 점을 볼 때, 성서에 나타난 십일조제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그는 "최근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율을 보면 OECD 평균이 20.6%인데 반해서 우리나라는 8.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15.9%, 일본은 18.6%, 노르웨이는 21.6%, 독일은 26.7%, 프랑스는 29.2%, 스웨덴은 29.4%이다"고 2011년 세미나 자료를 소개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국교회 사회봉사비용 지출 현황을 소개하며 "가장 많은 교회들이 예산 가운데 사회봉사비용을 10-20%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상적인 사회봉사비용지출을 전체예산의 약 20%로 생각하며, 재원조달은 구제헌금이나 특별헌금 형식으로 마련해서 도와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디아코니아활동을 교회의 본질로 이해하기 보다는 하나의 프로그램적인 일로 생각으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덧붙여 "현재 한국교회가 수행하고 있는 교회 안과 지역사회를 돌보는 봉사가 시혜적인 차원에 머물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돌봄은 시혜적인 구제차원의 돌봄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의 법에 의해 약자들의 권리로서 하나님의 소유인 물질에 참여하여 분배받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사랑의 법은 인간들을 변화시켜 주며, 도움을 받는 자들 역시도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하는 주체로 세워주는 연대적인 공동체의 생산적인 돌봄이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디아코니아를 본질로 인식한다면 돌봄의 차원의 자립에 이르는 데까지 도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혹시 한국개신교가 사회봉사활동을 전도의 수단으로 삼아 교세를 성장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거나, 혹은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재원에 의존해서 반대급부를 바라고 봉사를 수행한다면 얻어지는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며 "개신교가 사회봉사활동을 수행하되 사람들에게 마음을 움직이도록 하는 의미가치를 발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옥순 교수는 장신대 신학과 및 신대원을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조직신학 전공 신학석사,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에서 기독교사회복지학 전공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교수는 안동교회 부목사(1999-2000), 두레교회 부목사(2000-2003)에서 시무했으며 2005년부터 2005년부터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0-2002년에는 연세대 신과대학 부설 한국기독교전임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2000년부터 현재까지 한민족선교정책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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